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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정치자금법 무죄' 尹부부 재판에도 영향 줄까

연합뉴스입력
창원지법, 김영선 공천개입 명시적 인정 안 해…특검엔 '추가 입증' 부담 법적 관련성 없어 영향 제한 분석도…특검, 판결문 검토해 재판 대응할듯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과 명태균 씨[사진공동취재단 제공] 2025.7.9 [촬영 이진욱] 2025.8.1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서 공천을 대가로 거액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명태균씨에게 5일 무죄가 선고됨에 따라 관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사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 일각에선 이날 판결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의 청탁을 받고 공천에 개입했음을 입증해야 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는 이날 명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며 윤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재판부는 "명씨가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윤 전 대통령 등에게 김 전 의원 공천을 부탁하고, 윤 전 대통령이 실제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에게 연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명씨의 활동이나 노력이 김 전 의원의 공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토론을 거쳐 다수결로 공천을 결정한 점, 김 전 의원이 여성으로서 우선순위가 있었고 대선 기여도도 높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이와 달리 볼 수도 있는 사정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윤 전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와 다른 정황도 있는 만큼 단정하긴 어렵다는 취지다.

법정 들어서는 윤석열·김건희[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대목은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재판의 핵심 쟁점이기도 하다.

이들은 2021년 6월 26일∼2022년 3월 8일 명씨로부터 김 전 의원의 공천 청탁과 함께 2억7천44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받아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김 여사는 작년 9월 구속기소 돼 지난달 28일 1심에서 이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윤 전 대통령은 작년 12월 재판에 넘겨져 현재 1심 재판 중이다.

김 여사 사건의 1심 재판부는 무죄 판단의 근거 중 하나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를 대가로 명씨에게 김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약속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었다. 창원지법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김 전 의원의 공천은 국민의힘 공천심사위원회 투표로 결정됐다는 점도 짚었다.

이에 특검팀은 "실제 윤 전 대통령이 공천관리위원장에게 김 전 의원의 공천을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지난달 30일 항소했는데 이날 창원지법 재판부 역시 공천개입에 대해선 명시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특검팀이 향후 김 여사의 2심과 윤 전 대통령의 1심 재판에서 공천개입을 입증하려면 '공관위원장 지시' 외 추가 근거를 제시해야 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명씨에게 무죄가 선고된 만큼 윤 전 대통령 부부 재판부 역시 무죄 심증을 가질 수 있는 점도 특검팀으로선 부담일 수 있다.

'정치자금법 무죄·증거은닉 유죄' 심경 밝히는 명태균(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정치자금법 혐의로 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후 심경을 밝히고 있다. 명씨는 증거은닉 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2026.2.5 image@yna.co.kr

한편으로는 명씨 사건과 윤 전 대통령 부부 사건은 법리적인 연관성이 없는 만큼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명씨가 받는 혐의는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도운 대가로 국회의원 세비의 절반을 받았다는 내용인데, 재판부는 실제 명씨의 청탁으로 윤 전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했는지와 무관하게 세비 절반이 공천의 대가가 아니라 정당한 급여 혹은 채무 변제금이라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 여부는 명씨의 유무죄를 판단할 때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가 아니라는 뜻이다.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후원자 김한정씨에게 비용을 대신 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시장 사건도 공소사실 맥락이나 법리 구성 등이 달라 명씨 무죄 판결과 직접 연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팀은 이날 명씨의 1심 판결문을 분석해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오 시장 등 재판에서 유죄 판단을 받아내기 위한 논거를 마련하고자 고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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