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롱하던 폭파협박범 잇달아 덜미…자취 감춘 '스와팅'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경찰이 다중이용시설 등을 대상으로 폭파 협박을 벌인 10대들을 최근 잇달아 검거한 이후 '스와팅'(swatting·허위 신고) 범죄가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메신저 앱 '디스코드'(Discord)에서 활동하며 마치 놀이하듯 스와팅을 공모하던 이들이 주범의 검거 소식에 겁을 먹고 더는 범행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이후 보름간 관내에서 발생한 스와팅 범죄는 단 한 건도 없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수십 건의 스와팅 범죄가 이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혼란이 완전히 가라앉은 셈이다.
지난해 12월 15일부터 23일까지 카카오 CS센터(고객센터) 게시판에 카카오와 네이버, KT, 삼성전자 등을 상대로 한 폭발물 설치 협박글이 총 11차례 올라왔다.
잇단 협박 글에 한때 피해 회사의 전 직원이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경찰특공대와 군 폭발물 처리반이 출동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이른바 '카카오 폭파 협박' 사건이 한창 이어지다가 올해 들어서는 주요 전철역이나 고속열차역, 지상파 방송국, 중고등학교까지 그 대상을 가리지 않고 스와팅 범죄가 극성을 부려 피해가 막심했다.
경찰은 사안이 심각하다고 보고 각종 수사 기법을 동원한 추적에 나선 끝에 스와팅 범죄와 관련해 디스코드 내에서 소위 '네임드'(인지도 있는 인물) 유저로 알려진 10대 A군을 지난 13일 검거했다.
A군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분당 KT 사옥, 운정중앙역, 강남역, 부산역, 천안아산역, SBS, MBC를 대상으로 7차례에 걸쳐 폭파 협박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가상사설망(VPN) 우회로 해외 IP를 이용해 본인 인증 절차가 없는 인터넷 게시판에 접근해 타인 명의로 글을 올리면서 자신의 존재를 철저히 숨겼다.

A군은 디스코드 내에서 갈등을 빚은 상대를 골탕 먹이기 위해 그의 이름을 도용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앞서 "경기 광주 초월고 정수기에 독을 탔다"고 글을 쓴 촉법소년(1월 6일),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살해 협박에 이어 장애인단체 테러글을 쓴 20대(1월 8일) 등도 연달아 붙잡았다.
이어 디스코드에서 왕처럼 군림해 온 A군까지 검거하자 그와 스와팅을 공모하거나 수법을 전수받았던 공범 혹은 추종 세력들의 범행 의지가 크게 꺾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한동안 "경찰은 무능하다", "절대 못 잡는다", "VPN 우회를 5번만 하면 아무것도 못 한다"는 등 한국 경찰의 수사력을 조롱하는 듯한 대화를 나눴던 디스코드 유저들이 지금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의 검거 성과가 입증하듯 스와팅 범죄자들이 어떤 수법을 쓰든 언젠가는 경찰에 붙잡히게 돼 있다"며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책임까지 철저히 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카카오 폭파 협박을 비롯해 다른 스와팅 범죄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일부 사건의 경우 용의자의 윤곽이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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