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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비리' 대장동일당 1심 무죄…"비밀 빼냈지만 이익 안 취해"(종합)

연합뉴스입력
"부패방지법상 '비밀'로 사업자 지위만 취득…수익은 별개 행위 있어야" 공무원·민간 유착 대장동 특혜 비리와 '닮은꼴'…검찰 항소 여부 관심
유동규·남욱·정영학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맨 왼쪽부터),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이승연 이미령 기자 =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으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대장동 민간업자 일당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28일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정 회계사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위례자산관리 대주주로 사업에 참여한 정재창씨, 특수목적법인(SPC) 푸른위례프로젝트 대표 주지형씨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우선 재판부는 민간업자들이 위례 개발사업 추진 당시 확보한 정보가 부패방지법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봤다. 외부에 알려질 경우 경쟁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고 공직자와 민간업자가 유착해 사회 불신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러한 비밀을 이용해 피고인들이 취득한 것은 사업자 지위일 뿐, 공소사실에 적시된 '배당이익'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별개의 행위 및 제3자 행위가 이뤄져야 했다고 판단했다.

성남시의 계획 승인, 심사, 분양, 아파트 시공 등 후속 단계를 거쳐야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사업자 지위와 배당이익이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업자 지위를 취득했다 하더라도 개발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었고, 취득 액수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며 "사업자 선정 당시 실제 발생할 구체적 사업수익을 예상하기는 어려웠다"고 부연했다.

실제 한국신용평가의 위례신도시사업 타당성 조사 결과 사업수익은 1천7억원으로 추산됐으나 실제 푸른위례프로젝트가 취득한 수익은 418억원에 불과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들이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부패방지법이 규정한 비밀을 이용해 '배당이익'을 재산상 이익으로 취득하거나 호반건설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수사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수사'라는 피고인들의 주장에 대해선 수사 개시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 전 본부장 등은 2013년 7월 위례신도시 A2-8블록 개발사업에 관한 공사의 내부 비밀을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재창씨에게 공유해 이들이 설립한 위례자산관리가 민간사업자로 선정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과 공사 전략사업TF 팀장 출신인 주씨가 개발사업 일정, 사업타당성 평가 보고서와 공모지침서 내용 등을 알려준 덕분에 위례자산관리가 금융기관 등과 미리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공모 절차에 신속하게 응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같은 방법으로 호반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뒤 2017년 3월까지 418억원 상당의 시행이익이 나자 주주협약에서 정한 비율에 따라 호반 169억원, 위례 42억3천만원 상당의 배당이득을 챙기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간업자들이 취득한 부당이득은 총 211억3천만원으로 산정됐다.

작년 11월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유 전 본부장, 남 변호사, 정 회계사에게 각각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에게는 추징금 14억1천62만원도 구형됐다.

정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14억1천62만원, 주씨에겐 징역 1년이 각각 구형됐다.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는 민관합동 사업을 빌미로 공무원과 민간 업자들이 유착한 범죄라는 점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의 '판박이', '닮은 꼴'로도 불린다.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정 회계사는 대장동 사업 비리로도 기소돼 작년 10월 31일 1심에서 징역 4∼8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재판[연합뉴스TV 제공]

대장동 사업은 당초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부동산 사업에 뛰어든 남 변호사와 사업이익 구조 설계 등에 밝은 정 회계사가 판을 짜고, 로비를 시도하다 구속된 경험이 있는 남 변호사가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로비를 위해 기자 출신 김만배 씨를 영입하면서 사업을 키워나간 것이다. 이들은 이후 실제로 유 본부장과 가까운 사이가 되고 사업 정보를 파악해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대장동 개발 의혹에 대한 1심 선고에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논란이 일었던 만큼 이번 사건에서도 검찰의 항소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이 대장동 사건의 항소를 단념하면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혐의에 대해선 2심에서 추가로 다툴 수 없게 됐고, 추징금도 김씨에 대해 부과된 428억원이 상한선으로 정해졌다.

통상 부동산 개발 비리를 포함한 사기·횡령 사건은 범죄수익 규모가 커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되더라도 일부 무죄 부분에 대해 항소심 판단을 받아보는 게 일반적이다. 2심에서 횡령 부분의 경우 '통무죄'가 나오는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에 그런 점을 고려해 검찰도 항소해 적극 다툰다는 취지다.

실제로 과거 대기업 횡령 사건에서 1심에서 비자금 조성이 횡령으로 인정됐지만, 2심에서는 조성만으로는 안 되고 이를 사용했어야 하는데 직접적 증거가 없다면서 전부 무죄를 선고했던 사례 등이 있다.

한편 이날 재판부가 검찰의 법리 구성의 허점을 지적하며 피고인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한 만큼 검찰이 항소를 포기할 경우 수사팀을 중심으로 반발이 예상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alrea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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