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하는데 마스카라? 라라 크로프트 신작 2종 논란 이유
지난 12월 12일 게임 어워드(The Game Awards) 2025에서 공개된 툼 레이더(Tomb Raider) 신작들이 라라 크로프트의 외모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에 휩싸였다. 2027년 출시 예정인 툼 레이더 카탈리스트(Tomb Raider: Catalyst)와 2026년 출시 예정인 툼 레이더: 레거시 오브 아틀란티스(Tomb Raider: Legacy of Atlantis)에서 선보인 라라 크로프트의 새로운 디자인이 "너무 여성스럽고 매력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논란의 도화선은 트위터 사용자 '스텔라'의 발언이었다. 그녀는 새로운 라라 크로프트 디자인이 "거슬린다"며, 생사를 넘나드는 위험한 상황에서 두꺼운 속눈썹과 화장을 하고 있는 것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공룡과 싸우는 와중에 마스카라를 할 시간이 어디 있냐"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빠르게 확산되며 여성 캐릭터의 아름다움과 여성성에 대한 광범위한 논쟁으로 번졌다. 일부는 라라 크로프트가 "남성의 시선에 맞춘 성적 대상화"의 산물이며, 지나치게 여성적인 외모가 "퇴보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AI로 생성된 것 같은 완벽한 외모가 현실의 여성들에게 도달 불가능한 기준을 제시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아름다운 캐릭터 즐기는 게 왜 문제인가"
하지만 이러한 비판은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유튜버 디제너레이트 제이(Degenerate Jay)는 "아름다운 여성 캐릭터를 즐기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가"라며, "이는 특정 성별이나 성적 지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트랜스젠더, 양성애자, 심지어 무성애자들도 예쁜 캐릭터를 좋아할 수 있다"며, 이를 단순히 "남성의 환상"으로 치부하는 것은 편협한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댓글란에서는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라라 크로프트가 매력적인 것이 논란이라니, 마치 배트맨이 어둡고 우울한 것에 논란을 제기하는 것과 같다"는 댓글이 115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비디오 게임 캐릭터는 결코 너무 매력적일 수 없다"는 의견도 45개의 지지를 얻었다.
한 여성 게이머는 "나는 여성 게이머이고 페미니즘에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라라는 스타다. 할리우드 스타 중에 못생긴 사람이 있나"라며 "나는 주인공으로서 나 자신을 상상하는데, 못생긴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대다수 팬들 "클래식 라라 돌아왔다" 환영
장기 팬들은 새로운 디자인이 오리지널 라라 크로프트의 정체성을 회복했다며 환영했다. 한 팬은 "우리는 2008년 언더월드(Underworld) 이후 17년 동안 진짜 툼 레이더 게임을 기다려왔다"며 "서바이버 3부작은 판매량은 좋았지만, 수백만 팬들이 사랑에 빠진 툼 레이더의 진정한 본질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크리에이티브 블로크(Creative Bloq)는 "드물게도 팬들이 새로운 디자인에 만족하는 것 같다"며 "개발자들이 클래식한 듀얼 권총과 시그니처 의상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그래픽으로 업그레이드했다"고 평가했다. 많은 댓글 작성자들은 "이 라라 디자인은 완벽하다. 아무것도 바꾸지 마라"며 현재 디자인 유지를 요구했다.
흥미롭게도 정반대 진영의 비판도 존재한다. 일부 극성 팬들은 "아직도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다"며 2006년 레전드(Legend) 버전의 라라가 최고였다고 주장하며 AI 도구로 캐릭터를 더 매력적으로 수정하려는 시도를 보이기도 했다.
툼 레이더 카탈리스트는 2027년 출시 예정으로, 2018년 섀도우 오브 툼 레이더 이후 9년 만의 정식 후속작이다. 크리스탈 다이내믹스 개발, 아마존 게임 스튜디오 퍼블리싱으로 제작되며, PS5, 엑스박스 시리즈 X/S, PC로 출시된다. 성우는 알릭스 윌튼 리건(Alix Wilton Regan)이 맡으며, 서바이버 3부작의 카밀라 러딩턴에서 교체됐다. 레거시 오브 아틀란티스는 1996년 오리지널을 언리얼 엔진5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2026년 먼저 출시된다.
유사한 논란은 스텔라 블레이드에서도 있었으나, 해당 게임은 큰 성공을 거두며 개발사 CEO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대다수 게임 커뮤니티와 장기 팬들은 새로운 디자인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비판 여론은 소수에 불과하다.
라라 크로프트는 1996년 첫 등장 이후 30년 가까이 외모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초기에는 과도한 성적 대상화 논란이, 리부트 시리즈에서는 너무 평범해졌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번 신작은 클래식과 현대의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로 보이며, 팬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