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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위드인] 생성형 AI가 3D 모델도 만든다…NC '바르코 3D' 써보니

연합뉴스입력
텍스트 입력만으로 모델·애니메이션 자동 생성 국내 첫 상용화…텐센트·로블록스까지 참전하며 경쟁 확산
프롬프트를 입력해 '바르코 3D'로 생성한 3D 모델[바르코 3D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게임업계가 전 세계적인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 속에서 3D 모델 AI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오랜 개발 경험과 자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시킨 3D 생성 AI를 게임 개발 과정에 적용하는 한편, 이를 외부에 개방해 수익화하는 방안까지 확장하고 있다.

엔씨소프트[036570]의 AI 전문 기업 NC AI는 이달 1일 '바르코(VARCO) 3D' 1.0 버전을 정식 오픈했다.

바르코 3D는 엔씨소프트의 AI 모델 '바르코'에 기반한 3D 생성 서비스로, 간단한 텍스트나 이미지 입력만으로 전문가 수준의 3D 애셋(개발 자료)을 생성 및 활용할 수 있는 AI 기반 플랫폼이다.

국내 게임사 중 3D 생성 AI 서비스를 상용화한 것은 NC AI가 최초다.

13일 체험해본 전반적인 '바르코 3D'의 사용자환경(UI)은 오픈AI의 '소라(Sora)' 같은 이미지·영상 생성 플랫폼과 유사했다.

3D 제작은 고도의 전문화된 영역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생성 AI 플랫폼을 써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프롬프트 창에 '조선시대풍 갓을 쓰고 베이지색 도포를 입은 귀여운 알파카, 왼손에 부채를 들고 있음'이라고 한국어로 입력하자, 몇 초 만에 3D 모델의 '초안'에 해당하는 스케치 이미지 4장이 나왔다.

다른 이용자들이 '바르코 3D'로 생성한 3D 모델[바르코 3D 캡처]

이 중 하나를 골라 '3D 생성하기' 버튼을 누르고 1~2분 정도 기다리자, 전후좌우 돌려볼 수 있는 그럴싸한 3D 모델이 만들어진다.

이용자는 생성된 모델에 '편집' 기능을 통해 추가로 프롬프트를 입력, 외형에 해당하는 '메시'와 질감과 색깔을 결정하는 '텍스처'를 바꿀 수 있다.

AI가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할까 걱정도 됐지만, '도포의 색깔을 빨간색으로 바꿔 줘'나 '부채를 없애 줘' 같은 간단한 명령도 쉽게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리메시' 기능을 지원, 3D 메시를 구성하는 폴리곤(다각형)의 수와 종류도 3천 개에서 5만 개까지, 삼각형 또는 사각형으로 개발 환경에 맞춰 자유롭게 재구성할 수 있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이었다.

기존에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모델에 뼈대와 관절을 만들어 주는 '리깅' 작업을 하고, 이를 하나하나 움직여 가며 동세를 구성해야 했다.

하지만 '바르코 3D'에서는 '마커 리깅'을 통해 만들어진 3D 모델의 머리, 어깨, 팔꿈치, 무릎, 손목 등의 위치만 지정해 주면 자동으로 이에 맞춰 리깅을 진행한다.

3D 모델 편집 과정[바르코 3D 캡처]

여기에 애니메이션을 입히는 과정은 간단했다. 사전에 만들어진 '뛰기', '춤추기', '점프하기', '검 내려치기' 같은 동작을 클릭하고 기다리면 된다.

그렇게 5분만에 만든 '알파카 선비'의 걸음걸이는 다소 엉성하긴 했지만, 이를 손볼 수 있는 전문가의 손길이 있다면 곧바로 게임에 적용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생성한 모델은 곧바로 OBJ, FBX, GLB 등 3D 편집 프로그램이나 게임 엔진, 웹상에 업로드할 수 있는 파일로 내려받을 수 있다.

다만 한계도 명확했다. 정물이나 간략화된 캐릭터, 로봇 같은 물체 생성에는 확실히 그럴싸한 결과물을 만들어냈지만, 실사 풍의 인물은 부자연스러움이 역력했다.

또 모든 모델을 정사각형 비율의 이미지로 만든 뒤에 3D로 변환하기 때문에, 길쭉한 총기나 성인 캐릭터는 땅딸막한 비율이 되거나 중간 부분이 잘린 채 생성돼 다시 만들어줘야 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이런 서비스가 초기 단계라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의 잠재력은 뛰어나 보였다.

생성한 이미지를 3D 모델로 변형하는 과정[바르코 3D 캡처]

가격도 1만 크레딧을 제공하는 '플러스' 요금제가 2만2천원, 7만5천 크레딧을 주는 '프리미엄' 요금제가 16만5천원 등으로, 3D 모델 생성 하나에 150크레딧 정도가 든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합리적인 편이다.

중국 게임·IT 기업 텐센트도 지난달 '훈위안(Hunyuan) 3D'를 자체 플랫폼과 클라우드 기반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로 출시하고, 로블록스도 생성형 AI 도구 '큐브'를 선보이는 등 3D 생성 AI를 둘러싼 게임업계의 경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발 빠르게 수익화까지 진행한 NC AI의 '바르코 3D'가 세계 시장에 잘 안착할 수 있을지는 빠른 서비스 고도화 여부에 달려 있을 전망이다.

juju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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