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편찬위원회, 멕시코 한인 이민사박물관에 태극기 기증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멕시코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김익주(1873∼1955) 선생의 뜻을 품은 태극기를 현지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국사편찬위원회는 멕시코 한인 이민 120주년을 기념해 멕시코 한인 이민사박물관에 '김익주 소장본 태극기' 복제본을 기증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2일 현지에서 열린 기증식에는 허태완 주멕시코대사가 직접 박물관을 찾아 태극기를 전달했다.
김익주 선생은 멕시코 한인 독립운동의 핵심 인물로 여겨진다.

1873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그는 1905년 멕시코로 이민을 떠난 뒤, 농장 노동 등 어렵고 열악한 생활을 견뎌내며 큰돈을 번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대한인국민회 멕시코지방회 학무원, 탐피코지방회 회장 등을 지내며 멕시코 한인 사회를 이끌었으며 여러 차례 고국의 독립운동 자금을 보내기도 했다.
1930년대에는 '한인자성단'을 조직해 민족 교육과 단합 활동을 주도했고, 안창호(1878∼1938) 선생이 체포되었을 때는 격려금을 모아 보내기도 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99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이번에 기증한 태극기는 김익주 선생이 생전 소장했던 것으로, 그의 손자 아벨 김(Abel Kim·김재완)이 한국에 기증해 국사편찬위원회가 보관해왔다.
위원회는 올해 태극기를 보존 처리한 뒤, 가로 44㎝, 세로 31㎝ 크기의 복제본을 제작해 멕시코 측에 기증하게 됐다.
이민사박물관 측은 앞으로 이 태극기를 전시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사편찬위원회 관계자는 "멕시코 한인 이민 사회가 태극기를 중심으로 독립 의지와 민족 정체성을 지켜온 역사를 보여주는 상징적 자료"라고 평가했다.
위원회 측은 역사자료관에서도 김익주 소장본 태극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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