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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외교안보 대표 "푸틴-위트코프 회담, 우크라 양보 압박 우려"

연합뉴스입력
"우크라에 '중요한' 한 주"…러 동결자산 활용한 지원안 합의 촉구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2일(현지시간) 열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간 회담이 우크라이나에 양보를 더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가 우려했다.

카야 칼라스 고위 대표는 1일 브뤼셀에서 열린 EU 국방장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하며 "알다시피 더 약한 쪽에 모든 압박이 가해질까 봐 우려된다"며 "왜냐하면 우크라이나가 항복할 때 이 전쟁을 멈추는 것이 더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측 종전 협상을 주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지난달 30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우크라이나 측 협상단을 만나 종전안을 논의한 데 이어 2일 모스크바로 건너가 푸틴 대통령과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칼라스 대표는 이번 한 주가 외교적 노력에 있어 "중요한"(pivotal) 시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러시아는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는 신호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 전쟁에는 하나의 침략자와 하나의 희생자가 있다"며 "우리의 일은 피해자를 지원하고, 침략자에 상을 주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우크라이나 고위급 회동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뒷전으로 밀려 있는 유럽은 종전이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쪽으로 추진될 가능성을 경계하며 2일 푸틴과 위트코프 특사와의 회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칼라스 대표는 아울러 벨기에의 반대로 답보 상태인 러시아 동결 자산을 활용한 '배상금 대출' 형식의 우크라이나 재정 지원 방안에 대한 EU의 합의도 촉구했다.

러시아의 동결 자산 대부분이 예치돼 있는 벨기에는 러시아의 보복과 향후 법적 분쟁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EU의 전방위 합의 압박에 완강히 버티고 있다.

칼라스 대표는 "다년간의 예산 지원은 우크라이나 방어의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입지 역시 확실히 강화할 것이다. 그것은 명확하다. 우리는 이것을 진척시킬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EU 국방장관회의에는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국방장관과 라드밀라 세케린스카 나토 사무차장도 참석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맞서는 데 절실히 필요로 하는 군사·재정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EU 국방장관들은 또한 국경 보호, 드론 방어, 방공망 강화 등 유럽 재무장 계획을 포함해 EU의 군사 태세 증강 계획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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