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3단체 "평가원 고교학점제 설문 결과, 현장과 괴리 커"(종합)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교육부가 26일 교사와 학생의 고교학점제 만족도가 대체로 높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자 교원단체들이 "현장의 실질적 인식과 큰 괴리가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함께 낸 입장문에서 "교육부가 이번 설문 결과를 근거로 '학교 현장의 반응이 긍정적'이라는 인식을 전제로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은 현장 교사들에게 상당한 이질감과 당혹감을 준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 단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가 전국 일반고의 약 10%인 160개교를 대상으로 이뤄진 점을 거론하며 대표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교사에게) 학교명을 명시하도록 요구했고 학생들에게도 학교명, 학년, 학번, 이름, 휴대 전화번호 기재를 요구해 솔직하고 비판적인 의견을 표명하는 데 일정한 심리적 제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문항의 상당수가 고교학점제 제도 자체가 아닌 '나 자신', '우리 학교', '우리 선생님' 등 개인과 소속 집단에 관해 물었던 점, 부정적인 응답을 할 경우 향후 행정 업무나 정책 압박으로 이어질 불안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번 설문조사의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교육부는 설명 자료를 내고 "평가원의 고교학점제 설문조사는 표집 설계의 대표성과 연구 방법의 타당도, 신뢰도를 갖췄다"고 반박했다.
교육부는 "지역·학교 규모를 고려해 9개의 층을 구분하고, 각 층의 모집단 크기(학교 수)에 비례해 표집 학교를 할당한 뒤 각 층 내에서 무작위로 학교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문 문항은 연구에서 도출한 '고교학점제 성과 개념'과 '고교학점제 성과 지표'에 근거해 성과 지표를 타당하게 조사할 수 있는 문항으로 구성했다"며 "외부 전문가 검토를 통해 수정·보완하고, 실제 학교를 대상으로 한 예비조사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한 문항"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부가 이날 발표한 평가원의 설문조사 결과는 앞서 교원 3단체가 자체 실시한 고교학점제 관련 설문조사와 다소 차이를 보인다.
일례로 고교학점제 폐지 논란의 핵심인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최성보)에 대해 평가원 조사에서는 교사 70%가 '나의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계획과 운영은 참여 학생에게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교원 3단체의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최성보가 책임교육과 학생의 성장에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느냐'는 물음에 90%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교원 3단체는 해당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성보의 완전 폐지와 고교학점제의 대대적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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