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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들은 깜짝 KIA행, '80억 박찬호 보상선수' 당황했지만…"1년 만에 떠나 실감 안 나, 과분한 사랑 안 잊을 것" [인터뷰]
엑스포츠뉴스입력

KIA 타이거즈가 자유계약선수(FA) 내야수 박찬호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두산 베어스 투수 홍민규를 지명했다.
2025년 신인인 홍민규는 입단 1년 만에 친정 팀을 떠나게 됐다.
KIA 구단은 26일 투수 홍민규를 박찬호 보상선수로 지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박찬호는 지난 18일 두산과 4년 최대 80억 원(계약금 50억원, 연봉 총 28억원, 인센티브 2억원) FA 계약을 맺었다.
KIA는 박찬호 영입전에 참전했지만, 다른 구단들의 공세를 막을 수 없었다. KIA는 박찬호 공백을 두고 김도영의 유격수 전환과 기존 유격수 백업 활용, 그리고 아시아쿼터 유격수 자원 영입까지 다양한 방향성으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그 가운데 KIA는 박찬호 보상선수로 내야수가 아닌 투수를 택했다. 보상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게 될 홍민규는 야탑고를 졸업하고 2025년 3라운드 26순위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다. 지난 4월 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1군 데뷔전을 장식한 홍민규는 2025시즌 20경기(33.1이닝)에 등판해 2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 4.59의 최종 성적을 남겼다.
1군 선발 등판 경험도 있다. 홍민규는 지난 5월 17일 KIA전에서 데뷔 첫 1군 선발 마운드에 올라 3⅔이닝 6피안타(1홈런) 2탈삼진 1볼넷 4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5월 22일 SSG 랜더스전에서도 선발 등판해 3이닝 4피안타(1홈런) 1탈삼진 2볼넷 3실점을 마크했다.
국제무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홍민규는 지난 9월 중국에서 열린 2025 아시아 야구 선수권 대회에서는 3경기(9.1이닝)에 등판해 2승 6탈삼진 평균자책 0을 기록해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KIA 심재학 단장은 보상선수 지명 뒤 "우리가 뽑을 수 있는 최상위 카드라고 판단했다. 야수 후보군도 조금 살펴봤지만, 현장과도 논의했을 때 가장 좋은 선택지가 홍민규 선수라고 봤다. 수직 무브먼트가 6cm 이상이고, 체인지업 완성도가 굉장한 수준"이라며 "내년 1군에서 불펜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나이도 어리니까 향후 빌드업이 된다면 선발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크다"고 바라봤다.
보상선수 지명 뒤 엑스포츠뉴스와 연락이 닿은 홍민규는 "부모님과 밖에 있다가 같이 (보상선수 지명) 소식을 들었다. 처음에 들었을 때 놀라긴 했다. 1년 만에 팀을 옮길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사실 실감이 안 난다"며 "그래도 새로운 팀에서 좋은 기회를 받는다고 생각하면서 꼭 보답하는 활약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이적 소감을 밝혔다.
홍민규는 1년 만에 정든 팀 동료, 그리고 팬들과 이별하는 감정을 감당해야 한다. 홍민규는 "소식이 나오고 동료들이 다 연락을 주더라. 벌써 그립다고 하거나 축하한다고 가서 건강하게 잘 던지라고 응원해줬다. 특히 (김)택연이 형이 스프링캠프부터 시작해서 정말 잘 챙겨주셔서 감사했다. 이제 다른 팀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아쉬운데 내려가서도 종종 연락을 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홍민규는 2026시즌 곧바로 KIA 1군 마운드 전력으로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홍민규는 "KIA 구단에서 나를 좋게 보신 이유가 있을 거다. 그런 부분을 당장 내년 1군 마운드에서 보여드리겠다"며 "김태형 선수와 정현창 선수와는 아는 사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광주에 내려가서 독립을 해야 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싶다"고 웃음 지었다.
홍민규는 이별하는 두산 팬들과 곧 만날 KIA 팬들에게도 인사말을 전했다. 홍민규는 "먼저 짧은 기간에도 너무나 과분한 사랑을 주신 두산 팬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너무 빨리 헤어지지만, 두산 팬들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 그러니 나도 잊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며 "KIA 팬들에게는 이런 멋진 팀에서 뛸 수 있어 영광이라고 전하고 싶다. 나를 뽑은 걸 후회하지 않도록 멋진 투구를 보여드릴 테니 크게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두산 베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