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레반 "파키스탄 공습으로 어린이 9명 등 10명 사망"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는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 정권이 파키스탄의 공습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10명이 사망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아프간 탈레반 정권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파키스탄군이 (아프간 남동부) 호스트주에 있는 민간인 집을 폭격했다"며 "어린이 9명과 여성 1명이 숨졌다"고 썼다.
그는 이후 파키스탄과의 국경 인근 산악 지역인 동부 쿠나르주와 파크티카주에서도 추가 공습이 벌어져 4명이 다쳤다고 덧붙였다.
이는 아프간 국경과 가까운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베르 파크툰크와주 페샤와르에서 준군사조직을 공격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한 지 하루 만이다.
이 테러로 국경경찰대 소속 보안 요원 3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으며 테러범 2명은 사살됐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지방법원 인근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한 12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치기도 했다.
파키스탄 정부와 군은 이날 공습을 받았다는 아프간 주장에 대해 현재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전날 파키스탄 페샤와르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의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아직 없지만, 파키스탄 국영 방송사인 PTV는 테러범들이 아프간 국적자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또 AP 통신은 분리주의 무장단체 파키스탄 탈레반(TTP)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니파 이슬람 무장단체가 모여 결성된 극단주의 조직인 TTP는 파키스탄 정부 전복과 이슬람 율법에 따른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다.
이들은 아프간 탈레반과는 다르지만, 비슷한 이념을 공유하며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아프간에 주요 은신처를 둔 채 파키스탄으로 오가며 각종 테러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파키스탄과 아프간은 지난달 무력 충돌을 벌여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파키스탄군이 지난달 9일 TTP 지도부를 겨냥해 아프간 수도 카불을 공습했고, 아프간 탈레반군은 보복 공격을 했다. 양측 사이에 벌어진 무력 충돌로 군인과 민간인 등 70여명이 숨졌다.
양국은 지난달 15일부터 48시간 임시 휴전을 한 뒤 튀르키예와 카타르의 중재로 휴전협정을 맺었으나 이후 평화 회담에서 최종 합의를 하지 못했다.
파키스탄과 아프간의 무역은 중단됐고, 모든 국경 검문소도 지난달부터 폐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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