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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나노티라누스는 어린 T.렉스 아닌 별개 종…40년 논쟁 끝"

연합뉴스입력
美 연구팀 "대멸종 100만년 전 티라노사우루스와 나노티라누스 공존"
어린 티라노사우루스 공격하는 나노티라누스 무리 상상도 한 무리의 나노티라누스(Nanotyrannus lancensis)가 어린 티라노사우루스(Tyrannosaurus rex)를 공격하고 있다. [Anthony Hutching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1940년대 미국 몬태나주에서 발견돼 나노티라누스(Nanotyrannus lancensis)로 명명된 작은 티라노사우루스류는 어린 티라노사우루스(Tyrannosaurus rex)일까 새로운 종의 공룡일까?

이를 둘러싼 40여년간의 논쟁이 나노티라누스가 티라노사우루스와 다른 새로운 종으로 확인됐다는 새 연구 결과로 끝나게 됐다.

나노티라누스 주둥이 부분 화석나노티라누스 두개골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다르다. 나노티라누스는 티라노사우루스와는 다른 신경 패턴, 부비동 구조, 그리고 더 많은 이빨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NC Museum of Natural Sciences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린지 잔노 교수팀은 31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몬태나주 헬크리크층(Hell Creek Formation)에서 발견된 새로운 티라노사우루스류 골격(NCSM 40000)을 분석, 나노티라누스가 티라노사우루스와 다른 별개 속(genus)에 속하는 공룡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그동안 티라노사우루스의 성장과 생태 연구는 나노티라누스가 어린 티라노사우루스라는 가설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며 두 공룡이 다른 종임을 확인한 이 연구는 티라노사우루스에 대한 기존 연구 재평가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1942년 미국 몬태나주 랜스 지층(Lance Formation)에서 작고 날렵한 티라노사우루스류 두개골 화석 한 점이 발견됐다. 몸길이가 5~6m, 머리 길이 약 60㎝인 이 공룡은 티라노사우루스 근연종으로 분류돼 나노티라누스 란켄시스로 명명됐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 티라노사우루스는 성장하면서 두개골이 길고 납작한 형태에서 점점 짧고 두꺼운 형태로 변하는데, 나노티라누스의 두개골이 어린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런 특징을 공유한다는 이유로 나노티라누스가 어린 티라노사우루스일 뿐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쟁이 시작됐다.

티라노사우루스와 나노티라누스 비교나노티라누스는 몸길이 5~6m, 꼬리뼈 35개, 몸무게 약 700㎏으로 티라노사우루스(몸길이 12~13m, 꼬리뼈 40~45개, 몸무게 6천700~8천200㎏)보다 훨씬 작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North Carolina Museum of Natural Science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2006년 몬태나주 헬크리크 지층(Hell Creek Formation)에서 트리케라톱스와 작은 티라노사우루스류의 완전한 골격이 뒤엉킨 채 발견된 일명 '결투하는 공룡'(Dueling Dinosaurs) 화석을 분석했다.

6천700만년 전 백악기 말기 지층에서 발견된 이 화석 속 티라노사우루스류 공룡도 나노티라누스로 추정됐지만 어린 티라노사우루스라는 주장도 제기돼 왔다.

이들은 북미·아시아 박물관에 소장된 티라노사우루스류 화석 120여점을 정확한 3차원 모델로 만들어 구조를 분석하고, 이를 '결투하는 공룡' 화석과 비교했다.

그 결과 '결투하는 공룡' 속 티라노사우루스류는 작은 앞다리에 긴 손, 더 많은 이빨, 적은 수의 꼬리뼈, 특이한 두개골 신경구조 등 티라노사우루스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반면 나노티라누스와는 유사한 구조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 화석의 뼈를 얇게 절단해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20개 정도의 성장륜(Growth Rings)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이 공룡이 어린 개체가 아니라 20살 정도의 성체였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 화석에서 확인된 성장패턴은 어린 티라노사우루스와는 완전히 다르고 성장과정 모델링에서도 나노티라누스의 뼈는 티라노사우루스와 뚜렷하게 다른 성장 궤적을 보였다며 이는 두 공룡이 명확히 다른 종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두 종의 화석과 성장패턴 분석을 토대로 나노티라누스가 몸길이 5~6m, 꼬리뼈 35개, 몸무게 약 700㎏으로 티라노사우루스(몸길이 12~13m, 꼬리뼈 40~45개, 몸무게 6천700~8천200㎏)보다 훨씬 작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이 연구 결과는 백악기 말 대멸종 100만년 전 시점에 티라노사우루스와 나노티라누스 등 다른 육식공룡이 공존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이는 당시 공룡의 종 다양성이 매우 풍부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잔노 교수는 "티라노사우루스는 큰 몸집, 강한 턱 근육을 가진 막강한 포식자였지만 그 곁에는 더 작고 빠르고 민첩한 사냥꾼 나노티라누스가 있었다"며 "이 발견은 공룡 시대의 최후 장면을 훨씬 풍부하고 경쟁적인 세계로 그려준다"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Lindsay Zanno et al., 'Nanotyrannus and Tyrannosaurus coexisted at the close of the Cretaceou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5-09801-6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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