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튀르키예와 15조원대 유로파이터 공급 계약 체결(종합)

(이스탄불·파리=연합뉴스) 김동호 송진원 특파원 = 영국과 튀르키예가 15조원대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27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뒤 "오늘 우리는 튀르키예와 타이푼 전투기 공급을 위한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튀르키예에 총 80억 파운드(15조3천억원) 상당의 타이푼 20대를 공급할 계획이며, 이번 대규모 계약이 영국 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중요한 것은 타이푼 전투기를 통해 양국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는 점"이라며 "영국에 정말 좋은 날, 일자리에도 정말 좋은 날"이라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스타머 총리와 협정에 서명한 후 "두 동맹국 간 전략적 관계의 새로운 상징"이라고 환영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협정 체결 전 과정에 걸쳐 영국이 수행한 노력에 대해 스타머 총리와 그의 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고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이 보도했다.
튀르키예는 영국과의 구매 계약 외 카타르와 오만으로부터도 각각 12대씩 총 24대의 타이푼 전투기를 구매한다는 계획이다.

야샤르 귈레르 튀르키예 국방부 장관은 "우리는 총 44대의 타이푼 전투기를 구매할 계획"이라며 구매한 전투기들의 인도 작업이 내년 초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는 공군 현대화 및 유럽과 방위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 구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튀르키예가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유로파이터 구매를 추진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미국은 튀르키예가 2019년 러시아 지대공 미사일 방어시스템 S-400을 도입하자 F-35 전투기 프로그램에서 튀르키예를 퇴출했다.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이 공동 개발한 전투기다. 수출은 영국이 주도하지만 나머지 세 나라도 동의해야 가능하다. 튀르키예 인권 상황을 이유로 수출에 반대하던 독일도 최근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덧붙였다.
그는 "4년째 지속되는 이 전쟁을 공정한 평화 협정을 통해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공동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물론 내외부의 세력이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시도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