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 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Peach studio 제작 도리토스 광고 영상 [이은준 교수 제공]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밝힌 바와 같이 미국에서 운영하는 영상 제작단 'Peaches Studio'의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실험 프로젝트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맥도날드에 이어 도리토스, 나이키, 버거킹, 펩시 등의 글로벌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었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 작업은 필자에게 단순 광고 영상 수주 제작이 아니라, 각 브랜드의 고유한 서사적 코드를 재해석하고, 그들의 정체성을 압축적으로 '영상 언어'로 치환하는 실험이었다.
Peach studio 제작 버거킹 광고 영상 [이은준 교수 제공]
Peach studio 제작 도리토스 광고 영상
Peach studio 제작 나이키 광고 영상[이은준 교수 제공]
도리토스(Doritos) 광고는 '예상치 못한 순간'을 브랜드 핵심 메시지로 삼았다. 이 메시지는 공간과 현실 자체를 전환하는 장치로 구현된다.
AI 제작 과정에서는 '전환'이 단순한 컷 편집보다, 브랜드 경험을 구조화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를 위해 프롬프트 설계자는 장면의 구조적 역동성, 즉 장면 안에서 변화가 어떻게 일어날지에 대한 '리듬 설계'를 명확하게 정의한다.
Peach studio 제작 펩시 광고 영상[이은준 교수 제공]
이 광고에서는 이러한 리듬 설계를 중점으로 작업했다. 지루한 강의실이 순간적으로 축제 공간으로 전환되는 장면은, 단순히 시각 효과의 변화보다도 브랜드 경험의 압축적 재현이다.
Peach studio 제작 버거킹 광고 영상
버거킹(Burger King) 광고는 브랜드가 가진 '자기 풍자 코드'를 영상 구조로 변환한 작업이다. 내러티브 구조 안에서 브랜드 메시지를 유머로 구현한다. 이 과정은 AI 제작에서도 마찬가지다. AI가 장면을 생성하기 전에, 제작자는 브랜드 특유의 '아이러니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버거킹 광고에서 '왕좌의 과장된 위엄'과 '갑작스러운 현실 전환'은 프롬프트 설계에서부터 이미 결정돼있다. 즉, AI 광고 제작에서 중요한 것은 '장면의 변화를 지시하는 언어'가 아니라, 브랜드의 유머와 아이덴티티를 구조적으로 재해석하는 언어이다.Peach studio 제작 나이키 광고 영상 나이키(Nike) 광고는 AI 광고 제작의 가능성을 '서사적 압축'에서 보여준다. 나이키 브랜드의 핵심은 '동기 부여'다. Peaches Studio 제작진은 이를 위해 짧은 영상 안에서 완결된 서사를 설계했다. 이 과정은 AI 광고 제작에서 '서사 구조 설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짧은 시간 안에 내러티브의 클라이맥스를 설계해야 한다. Nike 광고는 이러한 서사 설계가 효과적으로 구현된 작업물이다. AI는 이를 시각·음향·리듬의 구조로 번역한다.Peach studio 제작 펩시 광고 영상 펩시(Pepsi) 광고는 브랜드 정체성을 '순간적 전환'이라는 형태로 압축한다. 역시 AI 제작에서 중요한 것은 브랜드 경험의 시간적 리듬으로 설계하는 것이었다. 펩시 광고는 '지루함에서 활기로의 전환'을 순간적으로 구현한다. 이는 카메라 리듬, 조명 변화, 사운드 큐, 그리고 유머라는 브랜드 코드를 결합한 결과다. AI 제작 과정에서 이러한 리듬 설계는 브랜드 언어를 영상 구조로 변환하는 전문적 설계 과정이었다. ◇ 브랜드 AI 광고의 미래적 의미 Peaches Studio의 프로젝트는 AI 광고 제작을 통해 브랜드 언어를 재구성하는 구조 설계의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했던 요소는 브랜드 코드 해석이다. 이는 브랜드 정체성을 영상 구조로 번역하는 창작 행위다. AI는 이 과정에서 강력한 제작 도구가 되지만, 최종적으로는 제작자가 가진 브랜드 해석과 영상 설계의 전문성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Peaches Studio의 작업은 AI 시대 광고 제작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즉, 필자의 프로젝트는 브랜드 언어를 새롭게 설계하는 창작적 실천이다. 브랜드 정체성을 '시간', '리듬', '감정'의 구조로 압축하고 재해석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AI는 제작자가 설계한 '브랜드 언어 설계 프레임워크'를 실행하는 매개체다. 즉, AI 영상 제작에서 핵심 전문성은 프롬프트 설계, 시간적 리듬 설계, 서사 압축 설계, 감정 코드 설계에 있다. 이는 기술적 역량을 넘어선,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의 의미를 만드는 창작자의 역할이다. 따라서 AI는 광고 제작 툴을 넘어, 브랜드 경험의 구조 설계이자 문화적 언어 재구성으로 확장된다. 이는 AI 시대 영상 제작자가 촬영 및 연출자에서 '브랜드 언어의 설계자(Prompt Architect)'로도 전환된다. 앞으로 AI 영상 제작은 더 이상 '자동 생성'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는다. 브랜드 경험의 총체적 설계가 가능해지면서, AI는 새로운 창작 패러다임이 된다. 이를 통해 광고 제작자는 브랜드를 알리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철학과 감정, 서사를 '영상 언어'로 구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AI는 제작자의 파트너이자, 브랜드 언어 설계의 확장 도구가 된다. 제작자는 프롬프트를 통해 브랜드 서사의 구조를 설계하고, AI는 이를 시간적 리듬과 영상 구조로 구현한다. 이 상호작용은 브랜드 광고를 예술적 실천이자 문화적 언어로 진화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AI는 브랜드 경험의 융합 가능성을 열어준다. 영상, 사운드, 상호작용, 공간 디자인을 아우르는 종합적 브랜드 설계가 가능해지고,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관계는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될 것이다.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더 많은 제작자가 브랜드 언어 설계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이는 광고 제작뿐 아니라, 문화, 예술,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걸친 창작 지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Peaches Studio의 실험은 그 변화의 최전선이다. AI 광고는 브랜드와 기술, 제작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새로운 '영상 언어 생태계'를 열어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브랜드 언어를 설계하는 'AI 영상 제작자'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