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응원봉 들고 찰칵…무대서 '스트레이키즈' 직접 소개(종합)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설승은 황윤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오후 경기 고양 킨텍스 2전시장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출범행사에 참석해 문화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박진영 공동위원장과 응원봉을 들고 사진을 찍거나 무대에 올라 아이돌 그룹을 직접 소개하는 등 K팝 문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李대통령 "韓 대중문화, 무한한 잠재력 가져…K팝 팬문화 민주주의 닮아"
이 대통령은 위촉식에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는 백범 김구의 말을 인용하며 "마침내 그 말처럼 음악과 영화, 영상, 게임, 웹툰 등의 K-컬처는 더 이상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인이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는 유력한 매개체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중문화교류위는 여러 부처의 정책 역량을 결합하고 민간의 창의성과 전문성을 활용하는 민관 원팀 플랫폼"이라며 "정부는 우리 대중문화가 전 세계인에게 웃음과 감동, 공감을 주는 것을 넘어 한국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거듭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원칙'을 철저히 지켜 현장에서 자율성과 창의성이 제대로 발휘되도록 지원하겠다"며 "정책이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든든하게 역할 해달라"고 했다.

이날 두루마기를 걸친 한복 차림으로 참석한 이 대통령과 박 위원장,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출범식에 앞서 행사장에 마련된 'K-컬처 체험 공간'을 둘러봤다.
이 대통령은 벽에 부착된 K팝 응원봉을 보며 "지난 겨울에 많이 봤던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이 응원봉이 팬들을 콘서트의 주체로 만드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팬 주권주의다. 그게 중요한 것이다. 자기를 주인으로 여기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응원봉이나 가수들의 포토 카드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거나 박 위원장과 즉석사진관 '포토이즘'에서 방탄소년단(BTS) 멤버 RM이 등장하는 셀프 사진을 찍는 등 체험 공간을 즐겼다.
박 위원장은 '미국 진출 1세대'로 평가받는 가수 보아와 원더걸스를 소개하며 "한국이란 나라에 관심이 없어서 (힘들었다). 슬프고 서러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씨를 뿌릴 때가 힘들었군요"라며 공감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출범식 이후 열린 문화공연 도중 박 위원장의 호명으로 직접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K팝 문화는 민주주의와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팬들이) 소비자나 객체가 아니라 주체로서 함께 만들어 가는 즐거움을 직접 느끼는 새로운 문화, 새로운 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가 우리 대중문화의 눈부신 성공에 주목하고 있지만 우리의 문화적 역량은 아직도 이 성공을 넘어서 무한하게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 대중문화가 더 멀리 확산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발언 말미에 "출범식의 막을 화려하게 내려줄 주인공, 미국 빌보드 70년 역사상 처음으로 연속 7장의 앨범이 1위에 오른 우리 문화의 자랑, 누구겠느냐"며 다음 순서로 공연할 '스트레이 키즈'를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콘서트가 끝난 뒤 이 대통령은 박 위원장, 최 장관, 르세라핌과 스트레이 키즈와 함께 객석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기도 했다.
◇ 박진영 "2027년부터 매년 한국서 '페노미논' 시상식·페스티벌 개최"
이날 공연에서 박 위원장은 K-컬처를 주제로 매년 글로벌 시상식과 페스티벌을 개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팬(Fan)과 현상(Phenomenon)을 뜻하는 단어가 합쳐지면 '페노미논'(Fanomenon)이라는 단어가 탄생하는데, 팬들이 일으키는 현상이라는 뜻"이라며 "페노미논이라는 이름의 메가 이벤트를 한국과 전 세계에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2년간의 준비를 거쳐 2027년 12월부터 매년 12월에는 한국에서 페노미논 페스티벌을 열고, 2028년 5월부터는 전 세계 주요 도시 돌면서 개최할 생각"이라며 "노벨상처럼 열정적인 팬들과, 그 팬에 관심을 가진 산업 관계자들이 매년 12월 한국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체험 공간을 둘러볼 때도 이 대통령에게 미국의 대형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을 언급하며 "세계 최고의 페스티벌인데, 저희도 대중문화교류위에서 이것을 이길 페스티벌을 기획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9일 대통령 직속으로 대중문화교류위를 신설하고 공동위원장에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를 '깜짝' 발탁했다.
이날 행사에는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감독, 아이돌그룹 트레저·에스파, BTS의 멤버 알엠(RM), 프로게이머 페이커와 영화감독 봉준호·박찬욱, 마이크 반 빌보드 대표, 몬테 립먼 리퍼블릭레코즈(유니버설뮤직그룹 산하 레이블) 대표 등이 영상으로 축사를 보냈다.
무대에 오른 르세라핌은 한국의 전통문화인 '길놀이'를, 스트레이 키즈는 사자춤과 태권도 등을 음악과 융합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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