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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악 난이도로 외면받는 최신 게임들

게임와이입력
기대작들이 스스로 무덤을 파는 시대

게임이 어려워서 재미있다는 시대는 끝났다. 현대 콘솔 게임들이 지나치게 높은 난이도로 출시되면서 일반 이용자들을 게임에서 멀어지게 하는 심각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개발자들의 자만심과 하드코어 게이머들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인 결과, 라이트 유저들은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좌절감을 맛보며 컨트롤러를 내려놓고 있다.

 

최근 출시된 인디 플랫포머 게임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은 전작의 인기에 힘입어 큰 기대를 모았지만, 지나치게 높은 난이도로 인해 많은 이용자의 비판을 받았다. 해외 게임 커뮤니티 Reddit에서는 본작의 난이도에 대한 백열한 논쟁이 벌어졌으며, 심지어 게임 난이도를 낮추는 모드가 Nexus Mods 상위권에 랭크될 정도로 유저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최근 출시된 인디 플랫포머 게임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은 전작의 인기에 힘입어 큰 기대를 모았지만, 지나치게 높은 난이도로 인해 많은 이용자의 비판을 받았다.

 

전작과 비교해 명백히 난이도가 높아졌다는 비판적 의견에는 찬반이 엇갈렸지만, 인터넷상의 게시물이 난이도 논란으로만 가득 차 있는 상황에 지친 유저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게임의 본질인 재미보다는 '얼마나 어려운가'에만 초점이 맞춰진 채 출시된 것이다.

인터넷상의 게시물이 난이도 논란으로만 가득 차 있는 상황이다

 

프롬소프트웨어의 대작 '엘든 링' DLC인 '황금나무의 그림자'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21일 출시된 엘든링: 황금나무의 그림자는 과도하게 높은 난도로 스팀 평가 '복합적'을 기록 중이다. 까다로운 콘텐츠 진입 조건과 DLC 보스들의 높은 난도로 인해 유저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1일 출시된 엘든링: 황금나무의 그림자는 과도하게 높은 난도로 스팀 평가 '복합적'을 기록 중이다.

 

본편에서도 고난도 보스로 평가받는 피의 군주 모그를 클리어해야 입장할 수 있는데다 신수 사자무, 황금 하마 등 몇몇 DLC 보스들은 불합리하게 느껴질 정도로 어려운 공격 패턴을 갖고 있어, 유저들의 부담감을 높이고 있다. 메타크리틱에서는 호평을 받았지만 실제 플레이어들의 평가는 정반대였다.

신수 사자무, 황금 하마 등 몇몇 DLC 보스들은 불합리하게 느껴질 정도로 어려운 공격 패턴을 갖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도 마찬가지다. 넥슨 네오플이 출시한 액션 역할수행게임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초기 설정된 '보통' 난이도조차 많은 이용자에게는 너무 어렵다는 판단이 이어지며, 제작진은 기존 난이도 체계를 조정하고 새로운 '입문' 난이도를 추가하는 등 긴급 수정을 단행했다. 난이도 선택 후 중도 변경이 불가능한 점도 게이머들의 불만을 가중시켰다. 게임을 시작한 지 몇 시간 만에 벽에 부딪힌 유저들이 게임을 포기하거나 환불을 요구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후 올해 3월 경 쉬움 난이도를 패치했고, 6개월이 지난 지금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 넥슨
이후 올해 3월 경 쉬움 난이도를 패치했고, 6개월이 지난 지금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특정 장르에 익숙한 하드코어 팬들의 영향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판교의 한 게임 기획자는 "개발 과정에서 피드백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하드코어 게이머이고, 테스트 참여자도 이들에 편중되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게임 밸런스가 평균적인 이용자의 눈높이를 벗어나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AI 기반 데이터 분석 결과 매일 게임을 하며 많은 돈을 지불하는 헤비 유저보다 가끔 즐기는 라이트 유저가 게임회사에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사들은 여전히 소수의 하드코어 게이머들의 의견에만 귀를 기울이고 있다.

언뜻 이용자 A가 게임회사에 훨씬 도움이 될 것처럼 보이지만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해 보니 B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의외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는 강대현 넥슨 대표의 주장

 

결국 제작사들은 뒤늦게 현실을 깨닫고 있다. Team Cherry는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의 난이도 조절 패치를 9월 17일경 배포한다고 발표했으며, 보스들의 난이도를 낮추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떠난 후다.

엘든링 황금나무의 그림자 역시 1.12 패치 이후 스팀 평가가 '대체로 긍정적'으로 상승했지만, 초기의 혹독한 평가는 이미 게임의 이미지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극악한 난이도로 포장된 게임들이 진짜 추구해야 할 것은 '도전'이 아닌 '재미'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게임은 점점 더 좁은 틈새시장으로 밀려나게 되지 않을까?

게임사 스스로 난이도 무덤을 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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