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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도 놀랐다! "내 마음 KOREA 가리키고 있었다"…카스트로프의 가슴 찡한 한 마디
엑스포츠뉴스입력

옌스 카스트로프가 빠르게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 선수가 되고 있다.
카스트로프는 "마음이 한국을 가리키고 있었다"는 말로 자신이 왜 태극마크를 달았는지 설명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몇 년 더 노력하면 독일 대표로 될 가능성도 있었지만 일찌감치 자신의 마음이 정해주는 '한국'을 결정했다고 알렸다.
독일 분데스리가 사무국이 최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독일 혼혈 출신 미드필더 카스트로프를 초명했다.
분데스리가는 카스트로프가 과거 독일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어린 시절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던 선수라고 했다. 특히 그의 플레이스타일로 지난 2014년 독일이 브라질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결승골을 터트린 마리오 괴체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라고 설명했다.
괴체는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에서 연장전 결승포를 터트려 독일이 통일된 뒤 처음으로 월드컵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릴 때 결정적인 한 방을 넣은 영웅적인 선수다. 그런 훌륭한 히스토리 갖고 있는 괴체를 앞에 놓고 카스트로프와 닮은 선수라고 극찬한 셈이다.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9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옌스 카스트로프: 한국을 대표해 뛰고 있는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의 미드필더는 누구인가?"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카스트로프를 소개했다.

카스트로프는 지난달 소속 축구협회는 독일축구협회에서 대한축구협회로 바꿨다.
이어 9월 열리는 미국 원정 2연전 앞두고 한국 대표팀에 이름을 올려 지난 7일 미국전에서 태극전사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한국 축구대표팀 사상 처음으로 외국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가 남자 대표팀으로 A매치에 뛰는 순간이었다. 과거 혼혈 선수 장대일이 대표팀에 뽑혀 1998 프랑스 월드컵까지 나선 적은 있었지만 출생지가 한국이었고 사용하는 언어도 한국어였다. 카스트로프는 독일어는 주로 사용하는 언어라는 것에서부터 장대일과 차이가 있다.
사무국은 "뒤셀도르프 출신인 카스트로프는 10대 시절 2015년 쾰른에 입단하기 전까지 지역 청소년 클럽인 로하우저와 포르투나에서 뛰었다"면서 "빌리 고츠(쾰른의 애칭) 유소년 팀에서 국내 대회와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대회에서 활약을 보인 뒤 이 다재다능한 선수는 프로에 진출할 자질을 갖췄다는 게 분명해졌다"며 카스트로프가 유스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낸 선수였다고 했다.
카스트로프의 유소년기를 설명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인물이 올여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리버풀에 입단한 플로리안 비르츠다.
비르츠 역시 쾰른 유소년 팀에서 뛴 적이 있었는데 둘은 중원에서 좋은 호흡을 맞추는 콤비로 이름을 날렸다.

카스트로프는 독일 내에서 재능을 계속 인정받아 독일 연령별 대표팀에 꾸준히 발탁돼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16세 이하(U-16) 대표팀에 선발됐던 카스트로프는 17세 이하(U-17), 18세 이하(U-18), 19세 이하(U-19) 대표팀을 거쳐 20세 이하(U-20) 대표팀과 21세 이하(U-21)까지 경험했다.
프로에서도 한 단계씩 밟아올라갔다. 쾰른에서 뉘른베르크로 임대된 카스트로프는 좋은 활약을 펼치며 뉘른베르크로 완전 이적을 선택해 분데스리가 2부에서 활약했다.
이후 2년 만에 분데스리가에서 뛸 만한 재능으로 꼽히며 올여름 1부 구단 묀헨글라트바흐에 입단했다.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2022년 분데스리가 2부 뉘른베르크로 임대돼 모든 대회를 통틀어 32경기에 출전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후 카스트로프는 뉘른베르크로 완전 이적했다"며 "카스트로프는 여러 분데스리가 클럽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고, 2025년 2월 묀헨글라트바흐가 카스트로프 영입을 확정 지으면서 그는 2025-2026시즌의 시작을 보루시아 파크에서 시작할 수 있는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03년생으로 만 22세가 된 카스트로프는 자신이 독일 대표팀을 계속 노릴 것인지, 어머니의 조국인 한국 대표로 갈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여 있었다.
독일 내에서도 카스트로프가 묀헨글라트바흐에서 열심히 뛰면 독일 대표로 머지 않아 뽑힐 수 있다는 관측이 충분했지만 당장 눈 앞에 다가온 월드컵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사실 독일은 슬로바키아에 패하며 이젠 2026 월드컵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기도 했다.

카스트로프는 미국전에서 후반전 교체 투입돼 약 30여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팬들에게 인상을 남겼다.
카스트로프는 한국을 선택하면서 가슴 찡한 한 마디를 남겼고 분데스리가도 이를 소개했다.
그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 인생에서 이런 결정을 내릴 땐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 마음이 한국을 위해 뛰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 여기에 있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한국 대표로 남은 축구인생 바칠 것을 다짐했고 분데스리가도 홈페이지를 통해 그대로 알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