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대 차명 주식' 이춘석 "출판기념회·경조사비로 투자" 진술(종합2보)

(서울=연합뉴스) 박수현 최윤선 기자 = 경찰이 무소속 이춘석 의원이 차명으로 10억원이 넘는 규모의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자금 출처를 쫓고 있다.
이 의원이 지난 4년간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은 4억2천만∼4억7천만원대로, 차명으로 투자한 주식 규모가 신고 재산의 두 배가 넘는 셈이다.
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이 의원이 약 3년간 차모 보좌관 명의의 계좌로 십수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인 사실을 파악했다.
이 금액이 같은 기간 이 의원의 알려진 수입과 재산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판단한 경찰은 주식 계좌에 입금된 현금의 출처가 어디인지 추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경찰 조사에서 "출판기념회 수익과 경조사비 등으로 마련한 개인 자금"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의원의 출판기념회 자료 등을 조사하며 이런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하고 있다.
이 의원은 2020년 21대 국회에서 낙선한 뒤 22대 국회 출마 직전인 2023년 11월 자신의 지역구인 전북 익산시의 한 대학에서 저서 '쉼표에서 깨달은 것들'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 의원은 2021년 9월 모친상을 치르기도 했다.
경찰은 돈의 성격이 이 의원의 주장대로 '개인 자금'이 맞는지, 정치자금법이나 청탁금지법 등에 어긋나는 점은 없는지 따져보는 중이다.
또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공지능(AI) 관련 미공개 정책 자료와 국정기획위원회 보고 자료 등을 확보하고 이 의원의 주식 거래 내역을 대조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이 의원과 보좌관 차씨 등 피의자 2명 포함해 45명을 조사했다
다만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안은 수사가 아직 계속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부분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수사는 이 의원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장에서 차 보좌관 명의로 AI 관련주를 거래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차명 거래와 관련한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는 인정했으나 국정기획위원회 등에서 얻은 미공개 정보를 활용했다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은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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