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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도, 사령탑도 극찬했는데' 원태인, 왜 "나 스스로에게 실망"했나…리그 '최소 볼넷' 투수의 자존심 [대구 현장]

엑스포츠뉴스입력


시즌 11승째를 수확한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은 자신의 피칭에 대해선 실망감을 드러냈다.

원태인은 지난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6⅓이닝 7피안타 5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11번째 승리를 따냈다.

1회초 한화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운 원태인은 2회에도 수비의 도움을 받아 이닝을 세 타자로 정리했다. 

2아웃 이후 안치홍에게 내준 타구가 우익수 키를 넘어 담장을 원바운드로 때렸으나, 우익수 김성윤이 깔끔한 펜스플레이와 정확한 송구로 안치홍을 2루에서 잡아냈다.

타선에서는 1회말 1사 1루에서 구자욱의 우중간 적시 3루타, 르윈 디아즈의 중전 적시타가 연달아 터져 나오면서 원태인에게 득점 지원을 안겼다.



원태인은 3회초 2아웃 이후 연속 피안타, 4회초 1아웃 이후 볼넷과 피안타로 만들어진 득점권 위기를 실점 없이 극복했다.

그러나 5회초 한 이닝에 볼넷을 3개나 내주며 추격점을 허용했다.

선두타자 이재원과 승부에서 체크스윙 비디오판독 끝에 5구 볼넷을 내줬다. 이후 심우준의 중전안타, 황영묵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만들어졌다.

원태인은 후속타자 루이스 리베라토와 2볼 2스트라이크 카운트 싸움에서 유인구로 던진 변화구 두 개가 빠져 볼넷으로 1루 베이스를 허용했다.

문현빈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낸 뒤엔 노시환과 풀카운트 승부 끝 밀어내기 볼넷으로 실점을 떠안았다.



원태인은 6회초 영점을 되찾고 안치홍, 이원석, 최재훈을 연속 범타로 처리하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6회말엔 강민호의 도망가는 투런홈런이 나오면서 점수 차를 4-1까지 벌렸다.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은 선두타자 심우준을 2루수 뜬공으로 잡은 뒤 황영묵에게 우전안타, 리베라토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이어진 문현빈의 타석 2볼 1스트라이크 카운트에서 던진 4구째 가운데로 몰린 패스트볼이 중전 적시타로 연결되면서 실점을 추가했다.

결국 원태인은 7회를 자기 손으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매우 아쉽다는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원태인은 이날 총 100구를 던졌고, 그중 65구가 스트라이크였다. 허용한 볼넷은 5개로 올 시즌 24번의 선발 등판 중 가장 많았다.



공을 이어받은 김태훈이 노시환에게 추가 적시타를 맞아 한화에 4-3 한 점 차 추격을 허용했으나, 김태훈 뒤에 등판한 이승민(1이닝)과 김재윤(1⅓이닝)이 남은 이닝을 실점 없이 틀어막으면서 원태인의 승리 요건을 지켰다.

경기 후 원태인은 "사실 만족스러운 피칭은 아니었다. 5회에 볼넷 3개, 7회에 볼넷 내주면서 너무 쉽게 상대에게 베이스를 내준 것 같아 아쉬웠다"며 "스스로에게 실망은 했지만 팀이 이겨서 좋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원태인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도 올해 전체 볼넷이 23개, 9이닝당 볼넷이 1.39개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적다. 원태인이 한 경기에서 5볼넷 이상을 내준 건 지난해 6월 30일 수원 KT 위즈전(5이닝 5피안타 5볼넷 7탈삼진 2실점)이 마지막이었다.



원태인이 자신의 피칭 내용에 혹평을 내린 반면, 이날 함께 배터리 호흡을 맞춘 강민호는 "(원태인이) 워낙 커맨드가 좋은 투수다. 오늘도 5회에 정말 좀 타이트한(빡빡한) 상황이 있었는데, 박빙의 순간이었는데도 너무 야구가 재밌는 순간이 오더라"며 위기 상황을 떠올렸다.

강민호는 "위기인만큼 타자랑 수싸움을 치열하게 했는데, 그걸 따라올 수 있는 원태인 선수가 있어서 '정말 야구 재밌구나'라는 걸 오랜만에 좀 느낄 수 있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 전 원태인에게 큰 기대감을 드러냈던 박진만 삼성 감독도 "원태인이 7이닝을 채우지 못해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오늘 경기에서 충분하게 본인 몫을 해줬다. 위기가 있었지만 잘 넘기면서 최소실점으로 버텼고 역시 에이스다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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