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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못 잊어"…김광현에게도 특별했던 2000K, LG 배려도 빛났다 [잠실 인터뷰]
엑스포츠뉴스입력

SSG 랜더스의 '리빙 레전드' 김광현이 KBO리그 역대 세 번째 2000탈삼진 고지를 밟고 팀 5연승을 이끌었다. 선수 스스로 그토록 손에 넣고 싶어했던 대기록을 '아홉수' 없이 달성하고 웃었다.
이숭용 감독이 이끄는 SSG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7-3으로 이겼다. 파죽의 5연승을 질주, 4위 삼성 라이온즈에 2경기 차 앞선 단독 3위를 지켰다.
SSG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김광현이 LG 강타선을 상대로 5이닝 7피안타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발판을 놨다. 김광현은 시즌 8승, KBO 통산 2000탈삼진, 팀 5연승으로 어느 때보다 큰 기쁨을 맛봤다.
김광현은 1회말 선두타자 신민재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지환을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대기록 달성의 8부 능선을 넘었다.

김광현은 기세를 몰아 3회말 1사 후 박해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2000탈삼진을 손에 넣었다. 후속타자 신민재까지 2루수 땅볼로 솎아내면서 3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잠재웠다.
김광현은 3회말 종료 후 더그아웃으로 복귀하면서 이숭용 SSG 감독으로부터 2000탈삼진 달성을 축하하는 꽃다발을 건네받았다. 경기가 진행 중인 만큼 길게 기념 행사를 치를 수는 없었지만 짧게나마 2000탈삼진 고지를 정복한 기쁨을 만끽했다.
홈 팀 LG도 비록 상대팀 선수지만 KBO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을 세운 김광현에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전광판에 김광현의 2000탈삼진 달성을 축하하는 자막을 띄웠다.
김광현은 SSG가 5-0으로 앞선 4회말 무사 1루에서 오스틴 딘과 문보경에 연속 1타점 2루타, 김현수에 1타점 적시타를 맞고 흔들리기도 했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친 뒤 5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김광현은 경기 종료 후 후배들로부터 축하의 의미가 담긴 물세레를 받은 뒤 활짝 웃었다. 그동안 수많은 기록을 수확했던 김광현이었지만 2000탈삼진을 정말 원했다고 고백했다.

김광현은 "먼저 전광판을 통해 내 기록을 축하해 주신 LG 구단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며 "2000탈삼진을 달성한 순간에는 정말 울컥했다. 2007년 프로 데뷔 첫 탈삼진을 삼성전(4월 10일)에서 심정수 선배님을 상대로 기록했는데 그때 생각도 났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2000탈삼진은 올해 달성하고 싶었던 목표 중 하나였다. 선발투수로서 매년 100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한다는 건 (기량의) 건재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KBO 통산 100승, 150승을 했을 때도 오늘 같은 감정은 안 들었는데 2000탈삼진이 가장 마음에 든다. 죽는 날까지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2000탈삼진은 1982년 KBO리그 출범 이후 한화 송진우, KIA 양현종만 달성했던 대기록이다. 김광현은 KBO리그 통산 411경기, 2302⅔이닝 만에 2000탈삼진을 잡아내면서 역대 최소 경기-최소 이닝 신기록까지 갈아치웠다. 양현종의 경우 지난해 497경기, 2413⅓이닝 만에 2000탈삼진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제 김광현의 시선은 KBO 통산 200승으로 향한다. 김광현은 이날까지 178승을 기록 중인 가운데 22승만 더 추가하면 200승 고지를 밟을 수 있다. 현역 선수 중에는 KIA 양현종이 186승을 기록, 김광현과 함께 200승에 도전할 수 있는 상태다.
KBO리그 200승은 송진우가 유일하다. 송진우는 2009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기 전까지 210승을 쌓았다. 현재까지 불멸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
김광현은 "솔직히 남 부럽지 않게 우승(5회)도 많이 해봤고 올림픽 금메달도 목에 걸어봤다. 200승이 어떻게 보면 최종 목표라고 생각한다"며 "200승은 그만큼 (내가 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많이 이겼다는 반증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SSG 랜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