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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재계약 실패→ML 복귀→오타니와 대결…엔스 "멋진 순간이었다" 감격
엑스포츠뉴스입력

지난해 KBO리그 LG 트윈스에서 뛰었던 미국 출신 좌완 디트릭 엔스(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메이저리그를 주름잡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맞대결을 펼친 소감을 밝혔다.
엔스는 7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파크에서 열리는 2025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의 홈 경기에 앞서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 호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엔스는 지난 6일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볼티모어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4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투수 딘 크레머가 몸 상태에 이상을 호소하면서 급히 투입됐다.
엔스는 첫 타자 프레디 프리먼을 내야 안타로 출루시키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무사 1루에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마이클 콘포토에 볼넷을 내줘 1사 1, 2루로 상황이 악화됐다.
엔스는 앤디 파헤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 한숨을 돌렸지만 대타 키케 에르난데스에 볼넷을 내줘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달튼 러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엔스는 5회초에도 선두타자 미겔 로하스를 볼넷으로 1루에 내보내며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오타니를 병살타로 솎아 내면서 큰 산 하나를 넘겼다. 무키 베츠까지 좌익수 라인드라이브로 처리, 2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오타니의 병살타의 경우 잘 맞은 타구였지만 유격수 정면으로 향하는 행운이 따랐다.
엔스는 이후 6회초 선두타자 프리먼에 솔로 홈런을 허용한 뒤 카데 스트로우드와 교체, 등판을 마쳤다. 2이닝 2피안타 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엔스는 "전날은 앞선 타자에게 볼넷을 줬기 때문에 오타니를 상대할 때 제대로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한다고 마음먹었다"며 "그런데 공이 단 1개로 끝나버렸다. 바깥쪽 낮은 코스로 직구를 던졌는데 잘 맞은 타구였지만 다행히 야수 정면으로 향했다"고 돌아봤다.
또 "전날 피칭 중에는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오타니를 의식하지는 않았었다"라면서도 "하지만 하룻밤이 지나고 나니 멋진 순간이었다는 걸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1991년생이 엔스는 2012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19라운드 전체 607번으로 뉴욕 메츠에 입단,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17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 2경기 4이닝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엔스는 2018~2020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만 시간을 보냈다. 2021시즌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9경기 22⅓이닝 2승무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82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확실하게 빅리그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엔스는 2022시즌을 앞두고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부 라이온즈와 계약, 아시아 무대에 도전했다. 일본 데뷔 첫해 23경기 122⅓이닝 10승7패 평균자책점 2.94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이듬해 12경기 54이닝 1승10패 평균자책점 5.17에 그치면서 재계약에 실패했다.
2024시즌엔 한국 야구와도 인연을 맺었다. LG 유니폼을 입고 30경기 167⅔이닝 13승6패 평균자책점 4.19의 성적표를 받았다. 마냥 부진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LG가 기대했던 에이스의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결국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엔스는 2025시즌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시작한 뒤 메이저리그에 승격되는 기쁨을 맛봤다. 지난 7월 31일 지명할당을 거쳐 볼티모어 오리올스 유니폼을 입고 있다. 올해 성적은 18경기 36이닝 2승2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4.50이다.
엔스는 "일본에서 뛸 때 항상 오타니가 TV 광고에 나왔다. 거리에 나갔을 때도 어디서나 오타니를 볼 수 있었다. 그가 슈퍼스타라는 것을 이해했다"며 "메이저리그로 돌아와 오타니와 대결할 수 있다는 건 특별하다. 월드시리즈 디펜딩 챔피언인 다저스 타선을 상대로 던질 수 있었던 것도 매우 기뻤다"고 설명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