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눅 들었던 블록체인 게임, 다시 불타 오르나?

가상자산 거품과 함께 급속도로 성장했다가 시장 침체로 위축됐던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가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고 실질적 재미를 강조한 새로운 블록체인 게임들을 잇따라 선보이며 재도약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플레이위드코리아와 넥써쓰가 공동 퍼블리싱하는 '로한2 글로벌' 블록체인 버전 예약이 시작됐다. 기존 MMORPG의 세계관과 전투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게임 내 자산을 실제 거래할 수 있는 가치 중심의 경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특히 9월 15일부터 시작되는 핵심 토큰 루비(RUBY)의 얼리 액세스 판매는 기존 투기성 토큰 발행과 달리 게임 내 실질적 활용도에 초점을 맞춘 토크노믹스 설계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넥써쓰는 블록체인 게임 전문 개발사 제트5를 인수하며 창업자 김강수 대표를 핵심 인재로 영입했다. 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드래곤빌리지' 프로듀서 출신인 김 대표는 넥써쓰에서 토크노믹스 설계와 실행을 총괄하며 '로한2 글로벌'의 혁신적 토크노믹스를 직접 기획했다.

한편, 메타보라게임즈는 일본 최대 웹3 행사 '웹X 2025'에서 신작 '퍼즐앤가디언즈'를 첫 공개하며 글로벌 진출에 본격 나섰다. 이 게임은 3매치 퍼즐과 RPG 요소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장르에 웹3 보상 메커니즘을 가미한 작품으로, 라인 메신저 기반 미니 디앱으로 접근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파트너사인 발리게임즈는 '애니팡' 시리즈 개발진이 주축이 된 스튜디오로, '엑시 인피니티' 개발사 스카이 마비스로부터 국내 개발사 중 최초로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마브렉스는 웹3 퍼블리싱 모델을 통해 '메타 토이 드래곤즈 사가'의 사전 예약자가 5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웹3 퍼블리싱은 단순한 게임 온보딩을 넘어 BM 설계, 마케팅, 웹3 인프라를 개발사와 함께 구축하는 전방위 협업 방식이다. 마브렉스는 이를 위해 이뮤터블과 2천만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으며, 하반기에는 '다이스 고', '프로젝트 X', '크리티카' 등 다양한 장르의 웹3 게임을 생태계에 온보딩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메인넷 차원에서도 생태계 활성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XPLA는 밸리데이터 정산 프로그램 강화를 위한 거버넌스 투표를 시작했다. 향후 1년간 총 3천만 개의 XPLA 코인을 기여금으로 분배해 홀더들의 APR을 높이고 다양한 디앱의 메인넷 온보딩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구글 클라우드, 레이어제로, 애니모카 브랜즈 등 글로벌 웹3 기업들이 참여하는 XPLA의 이러한 움직임은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전반의 안정성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블록체인 게임 시장의 재점화는 과거 투기적 요소에만 의존했던 초기 모델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게임 본연의 재미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블록체인 기술의 장점을 녹여낸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존 IP를 활용한 안정적인 게임플레이와 혁신적인 토크노믹스의 결합,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접근성 향상 등이 과거와 차별화되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