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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첼시처럼 된다? '25년 절대권력' 다니엘 레비 퇴출, M&A 때문이었나…공식 발표 "새 시대" 의미 드러났다

엑스포츠뉴스입력



25년간 이어진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상징적 존재였던 다니엘 레비 회장이 구단 경영 일선에서 전격 사임하며, 북런던 클럽은 대규모 변화의 기로에 섰다.

2001년 39세라는 젊은 나이에 회장직에 오른 레비는 토트넘을 프리미어리그 '빅6' 반열에 올려놓고,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지만, 동시에 경기력 부진과 팬들의 불만이라는 숙제를 남겼다.

토트넘 구단은 5일(한국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다니엘 레비가 25년간 이어온 여정을 마치고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하며, 새로운 리더십 체제를 공개했다.



레비 체제 하에서 토트넘은 지난 20시즌 중 18시즌 동안 유럽대항전에 출전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유소년 아카데미와 선수단, 훈련 시설에 대한 꾸준한 투자로 클럽의 기반을 강화했고, 2019년 4월에는 기존 홈구장 화이트하트레인을 허물고 1조 8000억원 규모의 최신식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완공했다.

이 경기장은 단순한 축구 경기장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NFL 경기와 글로벌 스타 콘서트 개최 등 다양한 수익 창출로 구단 재정을 안정시키는 핵심 자산이 됐다. 이후 유럽축구연맹(UEFA)은 202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개최지로 토트넘 스타디움을 지정하며 그 가치를 재확인했다.

레비는 퇴진 성명에서 "경영진과 모든 직원들과 함께 이룬 성과가 매우 자랑스럽다. 우리는 클럽을 세계적 강호로 성장시켰고, 그 이상으로 공동체를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릴리화이트 하우스와 홋스퍼 웨이에서 함께한 팀, 수많은 선수와 감독들과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내게 큰 행운이었다. 팬 여러분의 지지 덕분에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앞으로도 나는 이 클럽을 열정적으로 응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레비 회장의 사임 결정이라는 토트넘 구단의 공식 발표와 달리, 이번 사임은 구단주의 경질 결정이었다는 분석이 현지 언론에서 나온다.

영국 'BBC'에 따르면, 구단 대주주 조 루이스 가문은 최근 내부 평가를 통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레비의 퇴진을 사실상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경영권을 물려받을 예정인 것으로 추정되는 루이스 가문의 자녀 비비안 루이스와 찰리 루이스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구단 관계자는 "레비가 물러나야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발표 시점은 여름 이적시장 종료 직후로 맞춰져 후폭풍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퇴진 결정은 단순히 세대 교체가 아니라 구단 인수 및 향후 투자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략적 변화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실제로 레비와 가족이 토트넘의 지분 29.4%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과거 해외 제안도 거절해 온 점 등을 감안하면, 이번 사임은 단순한 '팀 성과 향상' 차원을 넘어 잠재적 M&A 거래 가능성을 열어둔 조치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구단 관계자들은 이번 변화가 새 감독 토마스 프랑크 부임과 맞물려 '새 시대' 시작을 공식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투자자 설득과 재정 전략의 일환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프리미어리그 다른 구단 관계자들은 토트넘이 런던이라는 입지, 세계적 수준의 경기장, 최상급 훈련 시설을 갖춘 점을 들어, 투자 매력이 높은 구단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러한 재정적 가치와 글로벌 브랜드 파워 측면에서 잠재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가능성이 높다.

다만 카타르를 비롯한 중동 쪽 기업들은 토트넘 인수 계획과 거리를 두고 있으며, 향후 인수 시도는 첼시처럼 미국 투자 그룹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토트넘의 이번 결정을 두고 현지에서는 상반되는 의견이 교차한다.

레비는 재임 기간 동안 여러 감독을 선임하고 해임하면서 주주들의 신임을 이어왔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해임과 프리미어리그 17위라는 최악의 성적은 팬들의 불만을 극에 달하게 했으며, 현장에서는 "우리의 경기는 영광을 위한 것이고, 레비의 경영은 탐욕을 위한 것이다"라는 현수막이 등장할 정도였다.

25년 재임 동안 16명의 감독이 거쳐갔고, 하나의 리그 트로피만 남긴 점은 축구적 성과 부진의 상징이 됐다.

특히 UEFA 유로파리그 우승에 전력을 쏟아 챔피언스리그 복귀를 이끌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지속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적 성과를 우선시하는 태도를 드러내며 논란을 일으켰다.

그럼에도 레비의 결단은 구단의 상업적·글로벌 위상을 크게 높였다. 2015년 손흥민 영입은 대표적 사례다. 당시 독일 레버쿠젠 구단은 이적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지만, 레비는 직접 협상에 나서 영입에 성공했다.

이후 손흥민은 2015년 8월 토트넘에 입단하며 구단의 경기력 향상뿐 아니라 마케팅과 글로벌 브랜드 강화에 기여했다. 손흥민 효과로 토트넘은 아시아 시장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렸고, 한국 내 세 차례 투어를 통해 팬층을 확대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회장과 감독 모두를 교체하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레비 회장을 뒤로하고 새 CEO 비나이 벵카테샴과 신설된 비집행회장 피터 채링턴으로 재편된 토트넘 리더십은 구단 운영 현대화를 주도하며, 향후 인수·투자 가능성과 맞물린 변화의 시작으로 평가된다.

팬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서 토트넘 홋스퍼는 단순한 리그 경쟁을 넘어, 경영과 투자 측면에서도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엑스포츠뉴스DB/더 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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