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선거구전쟁'에 등장한 터미네이터…"게리맨더링 끝장내야"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영화 '터미네이터'의 주연으로 유명한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오랜만에 정치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매체 더힐에 따르면 슈워제네거 전 지사는 최근 캘리포니아주의 연방 하원 선거구 조정 움직임에 대해 '게리맨더링을 끝장내자'라는 반대 운동에 나섰다.
슈워제네거 전 지사는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매우 잘못됐다"며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당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의 선거구 조정이 당파적 이익을 위해 인위적으로 선거구를 조작하는 '게리맨더링'이라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선거구 조정은 민주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연방 하원 의원 수 5명 더 추가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공화당의 텃밭인 텍사스주의 선거구 조정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이다.
최근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연방 하원 의석을 5석 더 늘리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선거구 재획정 안에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연방 하원 다수당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 텍사스주에 선거구 조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연방 하원 의석은 공화당이 219석, 민주당이 212석, 공석이 4석이다.
통상 중간선거에선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 여론이 우세하고, 이에 따라 야당인 민주당이 다수당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작지 않기 때문에 텍사스의 의석수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가 연방 하원 의원 수를 5명 늘리면 텍사스의 선거구 조정 효과가 상쇄된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선거구 조정안을 오는 11월 4일 주민투표에 부칠 계획이다.
슈워제네거 전 지사는 최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캘리포니아의 선거구 조정에 반대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선거구 조정은 시민이 주도해야 한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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