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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 깃발에 왜 卍 문양이…핀란드 공군, 나치 연상 상징물 퇴출

연합뉴스입력
황금독수리 그려진 새 상징 도입…"현재 정체성 더 잘 반영"
핀란드 공군의 기존 깃발[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핀란드 공군이 창설 때부터 107년간 사용해온 문양이 나치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이를 단계적으로 퇴출키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핀란드 공군은 기존 일부 공군기에 있는 만자(卍字) 무늬가 나치즘의 상징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사용을 중단하고, 새로운 디자인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만자가 들어간 핀란드 공군기의 문양의 기원은 1918년 창군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러시아로부터 독립 직후였던 당시 스웨덴인 에리크 폰 로젠 백작이 핀란드에 기증한 항공기에 그려진 문양에서 유래했다.

이후 독일 나치당이 이 문양을 채택했고, 나치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들을 상대로 대량 학살을 저지르면서 서구권에서는 불쾌감과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금기의 상징물이 됐다.

최근 들어서는 신나치주의자들이 유대인이나 다른 소수 집단을 위협하는 용도로 이 문양을 사용하면서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이 문양을 드러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핀란드 공군의 새 엠블럼[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같은 논란에 이미 핀란드군은 수년 전부터 만자 문양을 단계적으로 없애왔다. 핀란드 공군 사령부는 2017년에 휘장에서 이를 제거했고, 2020년에는 군복과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사라진 것이 목격됐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해당 문양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핀란드 공군은 만자 문양이 들어간 깃발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외국인 방문객들에게는 어색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며 교체 배경을 밝혔다.

핀란드 공군의 새 문양은 파란색 원 안에 황금색 독수리가 날고 있고, 그 주위를 날개가 둘러싸고 있는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핀란드 공군은 새 문양이 공군의 "현 시점의 정체성"을 더 잘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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