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세계

업계 로비 통했나…"트럼프, 대마초 규제 완화 검토"

연합뉴스입력
WSJ 보도…"업계 참석 모금 행사서 약물 재분류에 관심 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EPA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마초를 덜 위험한 약물로 재분류해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사안에 잘 아는 인사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뉴저지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 기금 모금 행사에서 참석자들에게 대마초 약물 재분류에 관심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실화할 경우 대마초 판매를 더 쉽게 만들고, 관련 사업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조치다. 미국에서는 지역에 따라 의료용 대마초나 기호성 대마초 구매가 합법이다.

핵심은 대마초를 '3급 약물'로 분류할지 여부다. 이 경우 대마초가 완전히 합법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 규제가 완화된다. 일부 대마초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과 추가 의학 연구 지원도 가능해진다.

행사 참석자 중에는 미 최대 대마초 제품 기업 중 하나인 트루리브의 최고경영자 킴 리버스가 있었다. 리버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책 변경을 추진하고 의료용 대마초 연구를 확대할 것을 권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말을 듣고 관심을 표명했으며, 보좌진에게도 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는 이밖에 제약회사 화이자의 최고경영자(CEO), 암호화폐 기업 경영진,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정치 보좌관들이 참석했다.

이 행사는 관련 기업들이 대마초 약물 재분류를 위해 개최한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도 이 방안을 추진했지만 시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들 기업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치단체에 수백만달러를 기부하고, 워싱턴 최고 로비스트들과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을 고용했다. 그러나 정부 내 다른 부처에서 동력을 얻지 못하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접근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정부 내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대마초 사용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형이 알코올 중독으로 42세에 숨지면서 중독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있고 술과 담배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마초처럼 대중의 80%가 지지하는 이른바 '80대 20 문화 이슈'를 다루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증 완화용으로 의료용 대마초를 사용했던 뉴욕 친구들을 언급하기도 했다고 주변인들은 전했다.

noma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36

권리침해, 욕설,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 등을 게시할 경우 운영 정책과 이용 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하여 제재될 수 있습니다.

권리침해, 욕설,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 등을 게시할 경우 운영 정책과 이용 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하여 제재될 수 있습니다.

인기순|최신순|불타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