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못한 우승, 태극낭자가 해냈다! '지소연-장슬기 골' 신상우호, 대만전 2-0 완승…20년만에 동아시안컵 정상 [현장리뷰]
엑스포츠뉴스
입력 2025-07-16 21:29:19 수정 2025-07-16 21:29:19


(엑스포츠뉴스 수원, 나승우 기자) 일본과 중국이 차려준 밥상을 그대로 떠먹었다.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한국 여자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지소연의 페널티킥 결승골, 장슬기의 추가골로 20년 만에 동아시안컵 우승을 달성했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여자부 최종전서 후반 25분 터진 지소연의 페널티킥 결승골, 후반 40분 장슬기의 추가골을 앞세워 2-0 승리했다.

지난 2경기서 2무를 기록했던 대표팀은 어제까지만 해도 자력 우승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같은 날 먼저 열린 일본과 중국 경기에서 두 팀이 0-0으로 비기면서 대만을 이기기만 해도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대표팀은 전반전까지 11개 슈팅을 때리고도 무득점에 그치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에이스 지소연이 강채림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성공하면서 리드를 안겼고, 점수를 잘 유지한 대표팀은 2005년 초대 대회 이후 20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날 신상우 감독은 최정예 멤버를 꺼내들었다.

김민정(인천 현대제철)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고 고유진(인천 현대제철), 김혜리(우한 징다), 추효주(오타와 래피드), 김미연(서울시청)이 수비를 구성했다. 이금민(버밍엄시티), 장슬기(경주 한수원), 정민영(서울시청), 지소연(시애틀 레인)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케이시 유진 페어(엔젤시티)와 정다빈(고려대)이 최전방에서 득점을 노렸다.

이에 맞서는 대만은 왕유팅 골키퍼를 비롯해 수신윤, 증윤야, 덩페이린, 쉬이윤, 마쓰나가 사키, 천진원, 수유쉬안, 천잉후이, 천유친, 황커신이 선발로 나섰다.

경기 초반부터 대표팀이 거세게 몰아붙였다. 전반 1분 후방에서 한번에 넘겨준 패스를 케이시가 받아 과감한 오른발 슈팅을 때려봤다. 하지만 골문 위로 살짝 벗어났다.

전반 5분에는 코너 플래그 쪽에서 이금민이 얻어낸 프리킥을 고유진이 올려줬고, 김미연이 정확한 헤더로 이어가봤으나 옆그물을 때렸다.

대표팀이 좋은 기회를 놓쳤다. 전반 10분 지소연이 올려준 프리킥이 한 차례 바운드 되고 그대로 골문으로 향했다. 골키퍼가 쳐낸 공을 김미연이 재차 슈팅으로 이어갔으나 골라인 아웃됐다.

답답한 흐름이 계속되자 전반 22분 추효주가 먼 거리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공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26분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아크 부근 볼 경합 상황에서 정민영이 밀려 넘어졌다. 키커로 나선 지소연이 강하게 때려봤으나 수비 벽에 맞고 높게 떴다. 케이시가 살려낸 후 다시 중앙으로 크게 올려줬으나 이번에는 대만 수비가 밖으로 걷어냈다.

대표팀은 전반 35분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빠르고 정교한 역습 상황에서 정다빈이 지소연에게 내줬고, 지소연은 수비 뒤로 침투하는 장슬기에게 내줬다. 장슬기가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때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39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얼리 크로스가 정다빈에게 연결되지 못했다.

전반 막판 빗줄기가 굵어졌지만 선수들은 집중력을 잃지않고 세밀하게 공격을 전개했다. 하지만 좀처럼 대만의 골문을 열지 못하면서 경기를 쉽게 풀어가지 못했다.

그러자 대만이 조금씩 공격 기회를 잡았다. 대표팀이 후방에서 볼 컨트롤에 어려움을 겪었고, 대만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 다행히 실점을 하지 않은 대표팀은 전반 막판 정민영의 회심의 중거리 터닝 슈팅이 나왔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



대표팀은 후반 들어 추효주와 케이시를 빼고 강채림, 문은주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후반 시작과 함께 대표팀이 가장 좋은 기회를 놓쳤다. 후반 1분 만에 찾아온 역습 기회에서 교체 투입된 문은주가 중앙으로 내줬고, 정다빈이 빈 골대에 넣기만 하면 되는 상황에서 공이 골대 옆으로 벗어났다. 곧이어 문은주가 다시 왼쪽 측면을 파고들어 올린 크로스가 이금민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듯했으나 대만 수비가 재빨리 걷어내며 득점에 실패했다.

후반 7분에는 코너킥 이후 중국이 걷어낸 공을 강채림이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가 밖을 쳐냈다. 2분 뒤에는 장슬기의 크로스에 이은 정다빈의 헤더가 골키퍼 품에 안겼다.

후반 10분에는 강채림이 빠른 드리블로 오른쪽 측면을 흔들고 박스 안까지 돌파했으나 반대편으로 열어준 공이 정다빈에게 연결되지 못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직후 대표팀은 정다빈 대신 김민지를 투입해 다시 한 번 변화를 가져갔다. 김민지는 투입 직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강력한 헤더로 연결했으나 공은 골문 위를 살짝 넘어갔다.

후반 13분 대표팀이 드디어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중웡네서 길게 넘겨준 공을 강채림이 박스 안에서 잡았다. 공을 지키려던 강채림이 수비에 걸려 넘어졌고,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지소연이 왼쪽 하단 구석으로 가볍게 찔러넣으며 마침내 대만의 골망을 갈랐다. 지소연의 A매치 74번째 골. 왕유팅 골키퍼가 방향을 읽고 손을 뻗어봤지만 궤적과 정확성이 워낙 좋은 슈팅이었기에 막을 수 없었다. 벤치에 있던 정다빈은 수건을 뒤집어 쓰고 눈물을 훔쳤다.



흐름을 탄 대표팀이 쐐기를 박았다. 후반 40분 박스 안까지 침투한 장슬기가 김혜리의 컷백을 원터치 슈팅으로 마무리하면서 2-0을 만들었다. 추가골을 기록한 선수들은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추가시간 7분이 주어졌다. 안간힘을 짜내는 대만의 공격을 끝까지 막아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은 뒤엉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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