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러시아·미국 외 국제 법원서도 법적 대응"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러시아 법원이 미국인 소유 통조림 식품회사의 글랍프로둑트의 자산을 러시아 국가 소유로 이전하라고 판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수개월간 이어진 법정 공방 끝에 나온 결정으로, 러시아 검찰이 제기한 글랍프로둑트 자산 국유화 청구가 전면 수용돼 즉시 효력이 발생했다.
글랍프로둑트는 러시아 최대 규모의 통조림 식품 제조업체다.
창업자인 미국 국적의 레오니드 스미르노프가 자신이 설립한 미국 법인 유니버설 비버리지를 통해 소유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10월 러시아 정부의 임시 관리 체제에 편입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서방이 러시아 기업들에 제재를 가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도 자국 내 서방 기업의 자산을 통제했다.
글랍프로둑트의 소유주였던 스미르노프는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또 미국 아칸소주에서도 이와 관련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스미르노프는 로이터통신에 "이번 결정은 러시아 법을 위반한 것으로,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 법원과 국제 법원에서도 법적 대응을 시작했다"면서 "미국 정부를 통한 대응 노력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랍프로둑트는 현재까지 러시아가 압류한 유일한 미국 기업이다. 러시아 정부는 식량 공급에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는 이유로 압류를 정당화했다.
그러나 스미르노프는 러시아 측이 글랍프로둑트를 압류한 명분에 맞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회사를 되찾기 위한 법정 다툼에 나섰다.
로이터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관리 체제로 전환된 이후 글랍프로둑트의 매출은 급감했고 매달 적자를 내고 있다.
실적 부진을 타개하고자 러시아 정부가 임명한 회사 새 경영진은 지난달 북한과 중동을 포함한 새로운 시장으로의 수출을 제안하기도 했다. 또 작년 기준 매출 비중이 1%에 불과했던 중국으로의 수출 확대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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