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파리 생제르맹(PSG)이 올여름 최대 11명의 선수를 방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와중 이강인이 PSG의 최우선 매각 대상으로 떠올랐다.
PSG가 지난 시즌 도중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된 이강인을 최대한 빨리 현금화해 이적료를 확보하고, 이를 이적시장에 재투자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강인 외에도 이강인과 같은 시기에 PSG에 입단한 뤼카 에르난데스가 방출 대상 1순위로 지목됐다.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앵'은 15일(한국시간) "PSG는 클럽월드컵 결승전에서 패배한 뒤 최대 11명의 선수들과 결별할 준비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밀란 슈크리니아르, 카를로스 솔레르, 마르코 아센시오, 랑달 콜로 무아니 등 임대를 떠난 선수들을 더 이상 전력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뤼카 에르난데스와 루카스 베랄두, 이강인, 곤살루 하무스도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자원으로 여겨지고 있다. PSG는 이 선수들에 대한 적절한 제안이 올 경우 선수들을 매각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며 시즌 중 임대되지 않은 선수들 중에서도 이강인을 포함한 몇몇 선수들이 매각 대상으로 지목됐다고 전했다.

이강인이 매각 리스트에 오른 이유는 그가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시즌 전반기만 하더라도 다양한 포지션과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앞세워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중용됐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그의 본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부터 측면 공격수, 최전방 공격수, 수비형 미드필더 등 다양한 위치에 기용했다. 특히 스트라이커들이 연달아 부상을 당하면서 공격수가 부족해지자 이강인을 최전방에 세워 펄스 나인(가짜 9번) 역할을 부여한 게 압권이었다.
그러나 막상 시즌 후반기가 돼 부상당했던 선수들이 돌아오고, 기존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온 데다 새로 영입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주전 자리를 꿰차면서 이강인의 입지는 급격하게 좁아졌다. 이강인은 데지레 두에, 워렌 자이르-에머리는 물론 유망주인 세니 마율루와 교체 1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했지만, 이것마저 쉽지 않았다.
이강인이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자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이강인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나 컵 대회 결승전에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우승 멤버로서 이름을 올리기는 했으나, 우승에 힘을 보탰다고 하기에는 기여도가 부족했다.

이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PSG는 첼시와의 결승전을 포함해 클럽월드컵 기간 동안 총 7경기를 소화했지만, 이강인은 단 한 경기도 선발로 뛰지 못했다. 4경기에서 교체로 출전해 60분을 소화한 게 전부였다. 첫 경기였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골을 넣은 게 신기할 정도의 출전 시간이다.
결국 클럽월드컵이 끝난 이후 PSG가 선수단 개편 작업을 시작하면서 이강인은 방출 대상 1순위로 찍히고 말았다. 현지에서는 PSG가 이강인과 뤼카 에르난데스를 우선적으로 매각할 거라고 내다보고 있다.
프랑스 언론 '풋01'은 14일 "뤼카 에르난데스와 이강인은 끝났다"며 "PSG가 클럽월드컵 결승전에서 첼시에 패배해 시즌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이제 PSG 경영진은 상황을 정리해야 하고, 일부 선수들이 짐을 싸고 있다"고 했다.
매체는 PSG의 교체 자원들이 시즌 내내 한계를 드러냈다며 일부 선수들을 제외하면 자신이 PSG에서 뛸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소식통에 따르면 이강인과 에르난데스는 PSG를 떠날 게 확실하다"면서 "마요르카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 이강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나폴리 등 주요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에르난데스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최근 알 힐랄로 이적한 동생 테오와 함께 뛸 수 있는 곳으로 이적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며 이강인과 에르난데스가 우선적으로 팀에서 방출될 거라고 했다.
언론은 "엔리케 감독은 더 이상 두 선수에게 신뢰가 없다"며 "이강인과 뤼카 에르난데스 모두 시즌 초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중용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감독의 신뢰를 잃고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됐다"고 했다.
다만 PSG는 두 선수를 헐값에 매각할 생각은 없다. 다른 팀에서는 여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원이기도 하고, 이 선수들을 팔아 벌어들인 이적료를 이적시장에 재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풋01'은 "PSG는 두 선수들을 반드시 내보내고 싶어하지만, 낮은 가격에 내보낼 생각은 없다"며 "두 선수를 팔아 이적료를 확실하게 회수하고, 보강도 병행할 계획이기 때문에 이번 여름 이적시장은 상당히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PSG가 이강인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올여름 이강인이 PSG를 떠나 어떤 팀으로 향할지 궁금해졌다.
이강인은 최근까지 이탈리아 세리에A 챔피언 나폴리와 강하게 연결됐다. 지난 시즌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하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한 나폴리가 전력 강화의 일환으로 이강인을 영입하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이강인 영입을 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강인의 나폴리 이적에 속도가 붙는 듯했으나, 최근에는 관심이 약간 식은 분위기다. 나폴리는 이강인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고 있기는 하나, 아직 안드레-프랑크 잠보 앙귀사가 팀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포지션을 우선적으로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PSG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