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풀세트 혈투 끝 승리…쵸비, 결승전 MVP 선정
연말 LoL 월드 챔피언십 진출권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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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리그 오브 레전드(LoL) 국내리그의 '맹호' 젠지 e스포츠가 국제대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2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젠지는 13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로세움에서 열린 2025 MSI 결승전에서 T1을 세트 스코어 3:2로 꺾었다.
두 팀은 1세트부터 조심스러운 탐색전을 벌이며 기습과 역습, 재역습을 반복했다.
젠지는 초반 오브젝트 싸움에서 앞서나갔지만, 킬 스코어 우위는 T1이 가져갔다.
팽팽하던 승부의 균형은 24분께 벌어진 한타(집단 교전)에서 T1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T1은 아군 진형으로 뛰어든 '기인' 김기인의 기습을 먼저 일점사로 잘라낸 뒤, 뒤로 빠지는 '쵸비' 정지훈을 '구마유시' 이민형이 잡아내며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T1은 여세를 몰아 방해 없이 내셔 남작(바론) 버프까지 얻고 젠지 본진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31분께 올킬을 달성한 T1은 벌어진 화력 차를 앞세워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 밴픽(선택과 금지)에서 젠지는 사이온, 바이를 필두로 기동성 중심의 조합을 꾸렸고 T1은 오공, 갈리오, 뽀삐를 가져오며 궁극기 중심의 전략으로 응수했다.
젠지는 '기인' 김기인이 초반부터 구마유시를 상대로 솔로 킬을 내며 선취점을 냈고, 이어 '캐니언' 김건부와 협공으로 상대 탑 라이너인 '도란' 최현준까지 잡아내며 T1의 공세에 맞섰다.
T1은 19분께 정글에 고립된 기인을 기습했다. 눈치챈 다른 젠지 팀원들이 곧바로 뛰어들며 한타를 열었다. 기인은 쓰러졌지만, 쵸비가 기인과 싸우다 빈사 상태가 된 페이커와 '케리아' 류민석을 연이어 잡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21분경 탑 라인에서 벌어진 싸움에서 젠지는 전방으로 점멸을 쓰며 빈틈을 파고드는 구마유시에게 일방적으로 3킬이나 내줬지만, 기인은 그 와중에 여유롭게 살아남아 스킬이 다 빠진 구마유시를 잡아내고 팀을 완패 위기에서 구했다.
젠지의 화력 담당인 쵸비와 '룰러' 박재혁도 기인의 활약을 발판 삼아 빠르게 성장했고, T1의 오브젝트 스틸 시도도 여유롭게 저지해내며 30분만에 2세트를 따냈다.

한 걸음 물러선 T1은 3세트에서 매섭게 반격했다. 젠지는 15분께 협곡의 전령 사냥을 저지하러 올라온 T1에 먼저 싸움을 걸었다.
하지만 케리아의 레나타가 날린 궁극기가 뭉쳐 있던 젠지 진형에 적중하며 한타에서 압승했고, 살아남은 쵸비까지 '오너' 문현준의 돌진에 처치당하며 T1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판이 깔렸다.
T1은 속전속결로 27분만에 젠지 본진까지 돌입해 게임을 끝내버렸다.
4세트는 초반부터 첫 세트를 연상시키는 눈치 싸움 양상으로 흘러갔다. 젠지와 T1은 상대 탑 라이너를 매섭게 견제, 원거리 딜러에 유리한 판을 깔았다.
22분께 탑 라인에서 벌어진 한타. 구마유시가 기인을 잡아내며 심상찮은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젠지는 탱커가 쓰러진 상황에서도 피해를 효과적으로 분산해냈다. 결국 '쵸비' 정지훈과 룰러가 각자 더블킬을 기록하며 압승, 판세를 가져왔다.
수세에 몰린 T1은 25분경 젠지의 바론 사냥 저지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기인이 안쪽으로 뛰어든 오너를 처치한 것을 시작으로 젠지가 나머지까지 싹쓸이, 26분만에 승리를 따냈다.
결전의 5세트. T1은 오너의 탑 라인 갱킹이 성공하며 기인을 처치, 4분만에 선취점을 따냈다.
곧바로 역습에 나선 젠지는 타워를 끼고 있는 구마유시-케리아 듀오를 4:2로 기습, 유유히 2킬을 따낸 뒤 달아나며 신경전을 벌였다.

젠지는 우월한 원거리 화력을 앞세워 T1을 공략했다. 젠지는 15분께 협곡의 전령 처치 후 벌어진 한타에서 룰러의 미스 포츈이 날린 궁극기가 T1 진형에 제대로 작렬하며 압승, 주도권을 잡았다.
T1은 20분께 탑 라인에 생성된 아타칸 사냥으로 역전을 시도했다. 하지만 기인을 앞세워 달려든 젠지에 버프를 빼앗기며 격차만 키우고 말았다.
기인은 25분께 벌어진 한타에서도 오너를 먼저 처치한 데 이어 '듀로' 주민규의 파이크가 작살로 끌어당긴 도란까지 잡아내며 더블킬을 기록했고 이어 벌어진 바론 한타에서도 또다시 더블킬, T1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젠지는 T1과의 총 골드 차이를 34분께 1만까지 벌리고 본진을 두들겼다. T1은 오너를 필두로 필사적인 방어에 나섰지만, 젠지는 결국 T1의 스크럼을 뚫고 상대를 모두 쓰러뜨리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결승전 최우수선수(MVP)로는 쵸비가 선정됐다.
쵸비는 "같이 경기하는 선수들과 감독·코치님들, 팀 관계자분들이 힘써주신 결과"라며 "개인적인 동기부여가 있다면 만족하지 않고 다음을 바라보며 잘 하는 것을 목표로 두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EWC(e스포츠 월드컵)와 LCK 정규리그도 남아있지만 가장 큰 다음 목표는 바로 월드 챔피언십 우승"이라고 말했다.
올해 젠지에 합류한 듀로는 첫 국제전 출전인 이번 MSI에서 우승하며 대회 로열로더에 등극했다. 나머지 멤버들도 커리어 두 번째 MSI 우승을 달성했다.
젠지는 이날 우승으로 연말 열리는 2025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권을 확보했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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