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충돌 닷새째…외교해법 안갯속 중동정세 어질(종합)
연합뉴스
입력 2025-06-17 11:50:36 수정 2025-06-17 18:09:13
트럼프, G7 일정 단축해 조기 귀국길…"모두 테헤란 떠나라"
하메네이 겨냥? 네타냐후 "정권붕괴로 이어지거나 심대한 변혁"
양국 사망자 250명 육박…이란 "공격 멈춰야 핵 협상 재개"
마크롱 "트럼프, 양국에 휴전 제안"…일각선 美 전쟁개입 우려도


텔아비브로 날아드는 이란제 미사일과 이를 요격하는 이스라엘 미사일들[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이스라엘의 기습적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이란과의 무력 충돌이 닷새째로 치닫는 와중에 양국은 이날도 스텔스기 등을 동원한 정밀 폭격과 미사일 세례를 주고받으며 교전을 이어갔다.

이스라엘은 이란 정권교체를 거론하며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정조준할 태세까지 보인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기 귀국하기로 했으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집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급거 귀국 결정으로 이스라엘-이란의 충돌이 더 격화되는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CBS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함께 백악관으로 복귀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IDF)은 17일(현지시간) 오전 0시 55분께 텔레그램을 통해 이란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탐지돼 전국 각지에 공습 경보가 내려졌다고 밝혔다.

미사일을 요격하는 동시에 위협 제거를 위한 공습에 착수했다고 밝힌 이스라엘군은 약 20분만에 경보를 해제하고 "이제 전국에서 보호 공간(shelter)을 떠나는게 허용된다"고 공지했다.

전날 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스라엘을 겨냥해 다수의 미사일과 드론(무인기)가 발사됐다고 보도했는데, 정황상 대부분이 비행 중 격추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군은 16일 저녁 이란 수도 테헤란에 위치한 국영 IRIB 방송국 본사를 두 차례에 걸쳐 공습했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건물에 군사 시설이 숨겨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스라엘 전투기를 요격하려고 테헤란의 한 공항에 배치됐던 이란 공군 소속 F-14 전투기 두 기가 공습에 파괴됐고, 테헤란에 있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부도 폭격을 받았다.

테헤란 시내에서 치솟는 연기(테헤란 AF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시내 국영 IRIB 방송국 본사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는 모습. 2025.6.16

이스라엘군은 공습을 시작한 13일 이후 약 120대의 지대지 미사일 발사대를 무력화했다면서 이는 이란이 보유한 미사일 발사대의 3분의 1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란 역시 매일 밤마다 이스라엘을 겨냥해 대량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는 등 저항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5일 밤 하이파만(灣) 정유시설에 떨어진 이란제 미사일로 인해 정유소 직원 3명이 목숨을 잃는 등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발생한 피해 규모는 이스라엘의 경우 24명이 사망하고 6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란 측의 사상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아서 225명이 숨지고 1천400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6일 화상으로 진행한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전쟁의 목표가 "이란의 핵프로그램 제거. 탄도미사일 생산 역량 제거, 테러의 축 제거"의 세 가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작전이 "확실히 (이란) 정권의 붕괴로 이어지거나 심대한 변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메네이를 정점으로 하는 이란 신정일치 체제를 무너뜨리고 중동 질서를 재편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이스라엘이 하메네이 제거 계획을 세웠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제동을 걸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란은 미국과의 핵협상을 재개하는데 열려 있다면서도 이스라엘이 자국을 겨냥한 공격을 중단하는 것이 전제 조건이라는 입장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16일 프랑스, 영국, 독일 3국 외교장관과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연쇄 통화를 하고 이스라엘이 분쟁 해소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훼손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과의 핵 협상이 진행 중인 와중에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건 (핵 프로그램 관련 분쟁을 평화적으로 풀려는) 외교적 노력에 타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영국, 독일과 EU는 2015년 미국, 러시아, 중국과 함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했던 국가들이다.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일부 동결하거나 축소하는 대가로 서방 국가들이 대이란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것이 골자였다.

G7 회의에 참석한 주요국 정상들(캐내내스키스 AF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 왼쪽부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2025.6.16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체결된 JCPOA를 2018년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으나, 올해 2기 집권에 성공한 이후 핵협상을 재개했다.

미국과 이란은 현재까지 5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으나,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등을 공격하면서 지난 15일 오만에서 열릴 예정이던 6차 협상이 취소되는 등 향후 전망이 불확실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도 누차 핵협상 타결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왔다.

미국의 보수성향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제3국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에 상호공격 중단과 핵협상 재개를 원한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16일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관련 사정에 밝은 유럽 당국자는 오만과 카타르가 분쟁을 멈추고 이란과 미국을 협상 테이블에 복귀시키려는 노력을 주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 참석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밤 돌연 귀국길에 올랐으며, 백악관에 복귀하는 대로 상황실에서 NSC 회의를 열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은 하나의 핵무기도 가질 수 없다고 누차 말했다"라고 밝힌 뒤 "모두 즉시 테헤란을 떠나라"라고 썼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에 휴전을 제안했다면서 "만나서 대화하자는 제안이 실제로 있었다. 이러한 제안은 휴전을 이뤄내고 더 광범위한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군이 지난 2년간 이란이 우라늄을 농축하는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를 투하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작전을 수립해 왔다고 보도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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