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회담서 '유엔 체제·국제법 질서' 강조
카자흐스탄과 '일대일로 공동건설·전방위 안보 협력' 등 협력 추진
카자흐스탄과 '일대일로 공동건설·전방위 안보 협력' 등 협력 추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다자주의와 개발도상국의 공동이익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 도착해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최근 국제정세와 관련해 이같이 언급했다.
시 주석은 "변란이 얽힌 국제정세에 직면해 중국과 카자흐스탄 양국이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체제와 국제법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확고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양국이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며 광범위한 개발도상국의 공동 이익을 명확히 수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2차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가 중국과 중앙아시아의 협력에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이러한 발언은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무역 갈등이 고조되자 자국을 '다자주의·자유무역 수호자'로 자처하면서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판해왔다.
시 주석은 중국과 카자흐스탄 관계에 대해서는 양국이 국제정세 변화 속에도 높은 수준의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국경 간 철도 프로젝트와 항구 인프라 개선 추진 등 "고품질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공동 건설로 양국 협력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방위 안보 협력을 통해 양국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법집행·안보·국방 관련 교류를 확대해 '삼고세력'(三股勢力·테러리즘·분리주의·극단주의)을 함께 단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토카예프 대통령은 양국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새로운 황금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화답했다.
그는 또한 양국이 협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강한 정치적 의지를 공유한다면서 "양국은 국제정세의 변화와 상관없이 주권, 안보와 같은 핵심 이익 관련 문제에서 항상 서로를 지지했다"며 중국과 전방위 협력을 심화하고 유엔과 상하이협력기구, 브릭스 등 다자 체제에서 계속 긴밀히 협력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회담 후 양국 정상은 무역, 투자, 과학기술, 세관, 관광, 미디어 등 분야의 양자 협력과 관련해 10여개 문서를 교환했다고 신화는 전했다.
시 주석의 카자흐스탄 방문은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16∼17일)와 같은 시기에 이뤄졌다.
17일 아스타나에서 열리는 중국·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 참석으로 G7 정상회의를 견제하고 중앙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 회의에는 중국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이 참여한다.
중앙아시아는 석유, 천연가스, 우라늄, 희토류 등 자원이 풍부하고 중국과 유럽·중동의 중간에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으로 꼽힌다. 중국은 중동과 유럽으로 에너지 수입원과 무역 경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5개국도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고 다른 국가와의 협력을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카자흐스탄 정부 통계를 인용, 올해 1분기 카자흐스탄 수입액 가운데 중국이 26.8%를 차지해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고 전했다. 중국은 또한 이탈리아에 이어 카자흐스탄의 2위 수출 대상국이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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