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애슬레틱스 외야수 덴젤 클락이 빅리그 첫 시즌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클락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 9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클락은 경기 초반 호수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양 팀이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1회말 1사에서 놀란 샤누엘이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고, 클락은 펜스에 오른발을 갖다댄 뒤 높게 점프했다. 결과는 아웃이었다. 클락의 호수비에 양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선발 그랜트 홀먼을 비롯한 팀 동료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클락의 호수비가 팀 승리로 이어지진 못했다. 애슬레틱스는 3회말에만 3실점하는 등 어렵게 경기를 풀어가면서 4-7로 패배했다. 애슬레틱스의 시즌 성적은 26승42패가 됐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클락의 호수비는 많은 관심을 모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클락은 몇 주 전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알레한드로 커크의 홈런을 훔치는 점프 캐치를 선보였는데, 이번 캐치는 그보다 더 놀라웠다"며 "스파이더맨처럼 날아올랐다"고 설명했다.
타격 이후 홈런이라고 생각했던 사누엘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타격하자마자 홈런이었다고 생각했다. 클락은 정말 대단한 선수다. 특별하고, 정말 좋은 야수다. 미래가 밝은 선수"라며 혀를 내둘렀다.
사령탑과 팀 동료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크 콧세이 애슬레틱스 감독은 "그 플레이는 정말 경이로웠다"며 박수를 보냈다. 홀먼은 "클락은 매 경기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얘기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 임한 클락은 "그냥 타이밍만 맞췄다. 펜스와의 거리를 계산했고, 공이 시키는 대로 했다. 올라가서 잡으면 됐다"며 "늘 이게 최고였다고 단정짓는 건 조심스럽지만, 이번 캐치는 내 플레이 중 최고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2000년생 클락은 2021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애슬레틱스의 4라운드 지명을 받았으며, 루키리그, 싱글A, 더블A를 거쳐 올해 트리플A로 올라왔다. 트리플A에서 31경기 105타수 30안타 타율 0.286 21타점을 올렸고, 지난달 24일 애슬레틱스의 호출을 받았다.
타격만 놓고 보면 좀 더 가다듬어야 하는 클락이다. 10일 경기를 포함해 16경기 51타수 11안타 타율 0.216 1홈런 3타점 출루율 0.245 장타율 0.294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범위를 앞세워 호수비를 여러 차례 보여줬다.
MLB.com은 "클락은 새로운 원정 구장에서 뛸 때마다 자신만의 루틴을 갖고 있다. 시리즈 첫 경기 전 타격 연습 시간에 외야로 나가 워닝트랙에서 펜스까지 몇 걸음인지 계산해본다. 타구가 깊숙이 날아올 때 얼마나 뛸 수 있는지 감각을 익히기 위한 것"이라며 "클락은 빅리그에 데뷔한 지 3주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올 시즌 최고의 수비 톱3를 모두 차지할 기세"라고 평가했다.
사진=REUTERS, AP, AF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