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폴란드 역대 최고의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가 자신의 국가대표팀 주장 완장을 박탈했다는 소식을 전화로 전한 감독에게 분노했다.
글로벌 매체 'ESPN'은 9일(한국시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폴란드 감독에게 배신감을 느꼈다"라고 보도했다.
A매치 통산 158경기 85골을 기록한 폴란드 역대 최고의 공격수 레반도프스키는 최근 더 이상 폴란드 축구대표팀에서 뛰고 싶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팬들을 놀라게 했다.
레반도프스키는 지난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폴란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둘러싼 여러 상황들과 신뢰 및 자신감 하락으로 나는 그가 감독으로 있는 한 더 이상 폴란드 대표팀에서 뛰지 않기로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레반도프스키의 폭탄 발언은 폴란드 축구대표팀의 마이칼 프로비에르츠 감독과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폴란드 축구협회는 대표팀 주장을 교체했다. 이전까지 레반도프스키가 맡던 폴란드 축구대표팀 주장은 8일부터 피오트르 지엘린스키(인터밀란)가 맡게 됐다.
문제는 폴란드 축구대표팀 주장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레반도프스키가 프로비에르츠 감독의 태도에 크게 분노했다는 점이다.
매체는 "폴란드 대표팀 역대 최다 득점자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마이칼 프로비에르즈 감독이 자신의 신뢰를 배신했다고 느꼈으며, 이번 주에 국제 무대에서 물러나게 된 사건을 잊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레반도프스키는 최근 프로비에르츠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한 폴란드 축구대표팀에서 뛰지 않겠다는 깜짝 발표를 했다"라며 "레반도프스키가 주장직을 박탈당한 후 이 결정이 내려졌지만, 그는 이 문제가 처리된 방식이 가장 큰 상처였다고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매체에 따르면 레반도프스키는 '스포츠오웨팩티'와의 인터뷰에서 프로비에르츠 감독이 전화로 주장직 박탈 소식을 전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프로비에르츠 감독으로부터 깜짝 전화가 왔는데, 그가 내 주장 완장을 박탈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레반도프스키는 "전혀 준비가 안 돼 있었다. 난 그때 아이들을 재우고 있었다"라며 "대화는 몇 분밖에 이어지지 않았다. 가족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할 시간도 없었다. 몇 분 후 인터넷에 올라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난 11년 동안 폴란드 축구대표팀 주장을 맡았고, 17년 동안 국가대표로 뛰었다. 이런 문제는 다르게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또 "모든 게 전화로 전달됐다. 정말 이래서는 안 될 일이었다. 감독이 내 신뢰를 저버렸다"라며 "난 항상 국가대표팀에 모든 것을 바쳤고, 그것이 내게 항상 가장 중요한 일이었지만 이번 일로 인해 매우 상처를 받았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중요한 건 주장 완장에 대한 결정이 아니라, 그 결정이 내게 전달된 방식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장 완장 자체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난 지엘린스키를 믿고, 그가 잘 되기를 기도하고 있다"라며 "감독이 언론의 압력에 굴복한 것 같다. 우리가 맺은 합의를 어겼고, 그래서 감독의 태도가 놀랍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6월 A매치 일정이 진행 중이지만 레반도프스키는 휴식을 요청하면서 폴란드 축구대표팀 차출을 거부했다.
이 결정에 대해 레반도프스키는 "훈련 캠프에 가지 않기로 한 결정은 감독과 함께 내렸다"라며 "내가 좀 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려고 전화했더니, 감독은 내가 쉬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다. 심지어 전화해서 이야기해 볼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사건에 대해 그는 "신뢰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성공하고 싶다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라며 "때로는 누군가와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잊기 힘든 일들이 일어났다"라며 불만을 표했다.
대표팀 복귀에 대해선 "앉아서 차분히 생각해 보고 싶다"라며 "숨을 좀 돌려야겠다. 그러면 내 생각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더 자세히 말할 수 있을 거다"라며 "오늘은 후회와 분노가 교차한다. 난 항상 국가대표팀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그 점에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한편 프로비에르츠 감독은 대표팀 주장 교체에 대해 "하루 종일 고민하고 결정을 내릴 시간이 있었다. 이 분석 후 주장을 바꾸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결정을 내리는 시간과 장소는 언제나 매우 어렵다"라며 "레반도프스키는 뛰어난 선수이지만, 이제 주장을 바꾸는 게 좋은 시기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레반도프스키의 대표팀 복귀 거부에 관해선 "레반도프스키는 주장 완장은 아무 의미가 없으며 팀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라며 "악감이나 원한은 없다. 국가대표팀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