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 3.3% 떨어지며 32개월째 감소세…"22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당국의 내수 부양 의지에도 4개월 연속 하락했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5월 CPI는 작년 동월 대비 0.1% 내려갔다. 이는 지난 3월과 4월(-0.1%)의 하락률과 같으며,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망치(-0.2%)보다는 높다.
중국의 전년 동월 대비 CPI 등락률은 당국의 내수 촉진 정책 발표와 춘제(음력설)가 겹친 올해 1월 0.5%로 뛰었으나 지난 2월부터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월 대비로도 5월 CPI는 0.2% 하락해 로이터 전망치와 일치했다.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작년 동월보다 3.3% 내리며 3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4월(-2.7%)보다 하락 폭이 0.6%포인트 커졌으며, 로이터 시장 전망치(-3.2%)보다 하락 폭이 컸다.
다른 주요 국가들이 최근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박에 직면해 있다.
중국 당국은 소비재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프로그램 등 각종 소비 진작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미중 무역 긴장과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 등의 영향으로 물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이어 로이터는 "중국의 5월 PPI는 22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면서 "세계 최대 공장인 중국이 미국발 관세의 타격을 받고 있으며, 9일 영국 런던에서 재개될 미중 무역협상에도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또 이 매체는 "고용 불안 등으로 중국 가계가 소비를 꺼리는 가운데 일부 기업들이 할인 경쟁에 나서자 중국 당국은 자동차 업계 등에 출혈식 가격 할인을 자제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둥리쥔 국가통계국 수석통계사는 "우리나라는 더 큰 강도와 더 정확한 조치를 통해 소비를 진작시키고 있다"면서 "일부 분야에서 수요와 공급의 관계가 개선돼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CPI'는 전년 동월 대비 0.6% 올랐다"면서 "상승폭도 4월 대비 0.1%포인트 커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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