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복합문화시설 '들락날락' 확대…원어민 놀이형 영어교육 인기
금련산수련원 복합 테마공원 추진…청소년 미래 직업 체험 공간 조성
금련산수련원 복합 테마공원 추진…청소년 미래 직업 체험 공간 조성

[※편집자주] =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 속에서 미래 주인공인 아동의 삶의 질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부산시는 지난해 한국 아동 삶의 질 분야에서 1위 도시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부산에서 진행되는 '아동이 가장 행복한 도시'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살펴보고 지속가능한 '아동친화도시'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기획기사 5편을 송고합니다.]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Let's sing and dance together.(우리 함께 노래하고 춤을 춥시다.)"
지난 27일 오후 4시 10분 부산시청 1층 어린이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에 마련된 강의실.
초등학교 1·2학년 학생 10명이 원어민 교사와 함께 '영어랑 놀자' 수업하면서 영어 노래에 맞춰 다양한 율동을 하고 있었다. 어린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고, 원어민 강사의 간단한 질문에 수줍은 듯하면서도 또박또박 영어로 대답했다.
한국인 영어강사 정나리(24)씨는 "아이들이 처음에는 어색한 분위기에 쑥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노래와 율동을 따라 하면서 원어민 강사와 친숙해진다"고 말했다.
이 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되는데 어린이들은 '기차놀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가위바위보 게임', '퀴즈' 등 다양한 놀이를 하면서 영어로 소통한다.
'들락날락 영어랑 놀자'는 만4∼7세 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 원어민과 놀이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쉽게 사용하는 환경을 만들고자 추진하는 '부산형 어린이 영어교육' 프로그램이다.
평일 과정(16주), 토요일 과정(체험형 1회)으로 구분되며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진행된다. 유치원에서 단체로 참여하는 단체과정도 있다.

부산 '들락날락 영어랑 놀자' 프로그램은 모두 무료로 운영돼 학부모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11일 오전 10시 부산시 들락날락 홈페이지 '영어랑 놀자' 평일 과정 접수는 시작한 지 1분 만에 완료됐다.
주부 김지혜(42)씨는 "초등학교 1·2학년을 키우는데 작년에 우연히 '들락날락'에 갔다가 큰아이를 '영어랑 놀자' 프로그램에 보냈고 올해는 둘째 아이를 참여시키고 있다"며 "실력 있고 검증된 원어민이 수업을 진행하고 한국인 강사가 관리까지 해주고 있어 안심하고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들락날락 영어랑 놀자' 경쟁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올해 60곳 이상으로 확대 운영하고, 자체 개발한 영어교재를 사용하는 등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다.
'15분도시'과 '아동친화도시'를 대표하는 시설인 '들락날락'은 어린이도서관, 문화·예술·디지털 교육을 융합한 놀이형 학습공간으로, 도시 유휴 공간을 활용한 혁신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들락날락'은 아시아·태평양 도시 협력 네트워크와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 이사회가 주관한 'SDG 시티 어워즈' 대상을 받아 부산이 '아동 삶의 질 1위' 도시로 선정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재 부산 전역 80여 곳에서 '들락날락'이 운영 중이다. 지난해만 '들락날락'을 방문한 인원이 150만명에 이른다. 인기가 높은 부산시청에 마련된 '들락날락'은 월평균 1만8천명이 찾고 있다.

부산 어린이복합문화공간 '들락날락'이 올해는 질적인 변화로 시민 속으로 다가간다
부산글로벌빌리지에 '영어특화 들락날락', 부산어린이대공원에는 기업 후원 사업과 연계한 '해양 특화 들락날락'을 추가로 조성한다.
지역아동센터나 돌봄센터 등에도 들락날락 프로그램을 보급해 아동이 무료로 혜택을 받도록 한다.
가족 단위 주말 프로그램도 신설하거나 '들락날락'이 보유한 자체 영상 콘텐츠를 다른 시설과도 공유한다.
부산시의회 서지연 의원은 "박형준 시장의 공약인 들락날락은 3천750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도서관, 영어학습 공간, 가족 친화 공간 300곳을 부산 전역에 마련한다는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며 "우수 정책 사례인 만큼 중간평가를 해서 다양한 테마와 특수 돌봄 공백 해소 등 완성도와 시민의 체감 만족도가 높은 정책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들락날락'처럼 아동의 놀이와 여가를 위한 정책을 통해 아동의 창의력과 사회성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동 친화 15분 도시' 조성을 위한 '맘껏 놀자 사업'은 아동 주도적 참여 놀이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2024년 숲속놀이터, 만덕도서관, 육아종합지원센터 등 25개소에서 운영됐고, 올해는 40개소로 확대해 더 많은 아동에게 놀이 기회를 제공한다.

부산시가 전국 최초로 시행한 부산형 통합 늘봄 프로젝트 '당신처럼 애지중지'의 주요과제인 공공형 키즈카페는 2개소에서 올해 3개소로 확대된다.
부산시는 지난 3월 BNK부산은행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협약을 체결하고 부산시민공원 내 뽀로로도서관을 부산형 키즈카페로 새로 단장한다. 이곳에 7세 이하 영유아 놀이 콘텐츠와 부모와 자녀를 위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개관을 앞둔 부산콘서트홀과 연계한 음악 체험 프로그램과 들락날락 '영어랑 놀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부산시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청소년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부산 청소년의 상상력을 틔(T)우게 해주는 공간이 있다. 'T'는 청소년(Teenager), 다양한 도구(Tool), 미래기술(Technology) 등을 상징한다. 청소년의 재능발굴과 건전한 놀터, 쉼터, 배움터이자 직업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인 '상상티움'은 부산진구 양정청소년수련관에 있는 1호를 시작으로 현재 10호까지 생겼다.
상상티움 관계자는 "부산 지역 청소년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공부방, 3D 프린팅, 1인 미디어체험, 혼합현실(MR) 체험, 바리스타 체험, 웹툰 제작, 유튜브 크리에이터 교육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터전으로써 상상력과 창의력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부산에는 청소년들이 다양한 문화와 과학을 체험하고 봉사, 협력정신을 기르는 다양한 공공 청소년수련시설이 운영중이다.
부산 도심에 있는 황령산 중턱에 자리잡은 금련산청소년수련원은 1989년부터 운영중인 부산을 대표하는 청소년수련시설로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고, 우주과학·자연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해 금련산 축제 등이 펼쳐진다.
부산시는 금련산청소년수련원을 2032년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통합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타당성 조사 용역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양정·금정·함지골·금곡 청소년수련시설에서 215개 프로그램이 마련돼 청소년 67만여 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는 청소년들이 스포츠, 디지털 미디어, 환경보호, 생태계 클라이밍, 제과제빵, 요리, 공예 등을 체험하는 '청소년 수련시설 스탬프 투어'를 확대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아이들의 행복하고 높은 삶의 질을 누리는 도시가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고 믿는다. 모든 아동이 스스로 꿈을 찾고 즐겁게 성장하는 아동행복도시 부산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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