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많이 떨렸을 텐데 씩씩하게 잘 던지더라. 굉장히 좋게 봤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의 지난 주말은 길고 길었다. 16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17일 더블헤더를 치러야 했다. 앞서 11일 롯데 자이언츠와 더블헤더를 진행했던 가운데 2주 연속 더블헤더로 선수단 전체의 체력 소모가 클 수밖에 없었다.
KT는 일단 지난 17일 더블헤더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2승을 챙기며 기세를 올렸다. 18일 1-5로 패하면서 스윕은 놓쳤지만 단독 1위 LG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따낸 것도 의미가 컸다.
18일 게임의 경우 우완 영건 김재원이 프로 데뷔 첫 1군 등판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것도 수확이었다. 김재원은 KT가 1-5로 끌려가던 8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재원은 선두타자 김현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잠실 만원 관중 앞에서 처음 밟은 1군 무대 마운드는 아무래도 긴장감이 커보였다.

김재원은 다행히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LG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을 상대로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솎아 냈다. 원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던진 4구째 130km/h짜리 슬라이더로 내야 땅볼을 유도하면서 고비를 넘겼다.
김재원은 이어 현재 리그 최고 3루수 중 한 명인 문보경까지 범타로 잡았다. 풀카운트에서 또 한 번 자신의 주 구종인 슬라이더로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김재원은 리그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LG의 중심 타선을 실점 없이 막아내고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직구 최고구속도 148km/h를 찍는 등 전체적인 컨디션도 괜찮아 보였다.
김재원은 장충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2025 신인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29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 퓨처스리그 성적은 7경기 6⅓이닝 평균자책점 7.11로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높은 잠재력을 인정 받아 지난 16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강철 감독은 자신이 기회를 준 김재원의 당찬 투구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향후에도 점수 차가 크거나 여유 있는 상황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강철 감독은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팀 간 4차전에 앞서 "김재원은 호주 스프링캠프 때와는 완전히 달라졌더라. 투구폼이 안정되고 예뻐졌다"며 "아마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던진 건 지난 일요일(5월 18일)이 처음이었을 거다. 그런데 씩씩하게 던져줬다"고 칭찬했다.
또 "김재원의 이번 투구를 좋게 봤다. 슬라이더가 좋은 투수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결정구로 많이 던지고 탈삼진도 많이 잡은 걸로 아는데 충분히 좋아 보인다"고 치켜세웠다.
한편 KT는 이날 황재균(3루수)-김민혁(좌익수)-안현민(중견수)-장성우(포수)-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김상수(2루수)-문상철(1루수)-박민석(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베테랑 우완 조이현이 마운드에 오른다.
KT는 이날 게임 전까지 2025 시즌 21승 23패 3무, 승률 0.477로 7위에 올라 있다. 이번주 5할 승률 회복과 중위권 도약을 목표로 한다. 공동 4위 KIA, SSG 랜더스와는 1경기 차로 격차가 크지 않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수원,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