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남다른 소재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사후 세계 설정, 끝까지 사랑받을 수 있을까.
김혜자와 손석구의 42세 나이 차를 극복한 부부 연기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JTBC '천국보다 아름다운'이 방송 후에도 다양한 주제로 뜨거운 관심 속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사후세계로 가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초기 설정부터 원하는 나이대로 살 수 있는 부분, 먼저 세상을 떠난 반려견과 반려묘를 다시 천국만의 방법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수많은 시청자들을 위로하고 눈물짓게 하며 단숨에 기대작으로 급 부상했다.

적절히 섞인 유머코드가 주는 웃음과 삶에 대한 감동을 자아내던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귀여운 여주 이해숙(김혜자 분)과 천연덕스러운 남주 고낙준(손석구)의 등장부터 현 시점까지도 미스터리한 솜이(한지민)의 등장으로 힐링과 긴장감을 동시에 전해준다.
첫 방송 당시, 어떤 플랫폼에서도 볼 수 없던 전개와 배경에 시청자들은 "먼저 떠난 우리 강아지 생각에 눈물부터 나네요", "천국이란 존재가 이렇게 위로를 줄 줄 몰랐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하지만 최근 방송한 9회에서는 이영애(이정은)와 이해숙의 전생 관계가 밝혀져 또 다른 관점에서 화제가 됐다.
이영애는 자신을 학대한 아버지(박재철)를 천국에서 재회, 소리를 지르며 과거 두려움을 다시 떠올린다. 천국에 와서야 용서를 구하는 아버지에 분노한 영애는 센터장을 찾아갔으나, 그 자리에서 자신의 전생과 함께 얽힌 이들을 모두 알게 된다.

알고보니 영애와 아버지는 부녀이기 전 한 아이의 엄마와 아빠였으며, 영애는 본처가 있던 집에 첩으로 들어가 임신까지 해 사랑방을 거머쥔 인물이었다. 전생의 영애는 출산 후에도 육아를 하면 여자로서의 매력을 잃을까봐 일부러 아이를 돌보지 않고 외면했다. 그리고 그 아이가 해숙임이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드라마는 일방적인 피해는 없다고 강조한다. 과거 좋지 않은 인연이 숙제가 되어 환생할 때마다 계속 엮이게 된다는 것. 부부사이였지만, 가정폭력으로 엮인 아빠와 딸뿐 아니라 해숙을 괴롭힌 시어머니 또한 과거 해숙이 시집살이를 시켰던 며느리의 환생이었다.
시청자들은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우선, 드라마가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모두가 알 수 있다. 개인이 한 행동이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는 업보, 카르마 등 윤회사상을 다룬 것이 신선하다는 평. 또한 이러한 설정은 인물 간 서사를 그 어떤 방식보다 강렬하게 전달하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장치로 쓰여 더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가정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시청자에게는 너무 가혹하다는 의견도 무시할 수 없다. 드라마는 '알고보니 나쁘기만 한 사람은 없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하는 듯하다. 하지만 이는 이 세상을 실제로 존재하는 가정폭력 피해자들, 혹은 비슷한 아픔을 경험한 이들에겐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
실제로 수많은 피해자와 가해 수법이 하루가 멀다하고 전해지는 가운데, 성범죄에도 노출된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있음에도 극 중 부녀가 전생에는 불륜 부부였다는 설정을 부여하거나 드라마 서사를 위해 '피해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로 들릴 수 있는 교훈을 주는 것에 대해서도 신중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주목할만 하다.

이 외에도 이해숙의 이야기를 더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의 소망과 달리 갑작스럽게 비중이 늘어난 솜이의 서사, 과한 반려견 에피소드와 가족 서사보단 아들찾기, 정체찾기에 맞춰진 흐름 변화에 대한 아쉬움도 작품의 인기만큼 뜨겁게 다뤄지고 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이 종영까지 2회를 남긴 가운데, 솜이의 정체와 아들 은호의 이야기를 잘 마무리 지으며 아름다운 천국의 삶을 완성할지, 현생을 살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전할 수 있을지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JTBC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