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리오넬 메시 이후 공석처럼 여겨졌던 FC바르셀로나의 상징적인 등번호 '10번'에 마침내 새로운 주인이 정해졌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19일(한국시간) 2025-2026시즌부터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라민 야말이 바르셀로나의 10번을 달게 될 것이라고 보도를 통해 밝혔다.

이 소식은 바르셀로나 관련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X(구 트위터) 계정 '@memorabilia1899'를 통해 처음 전해졌고, '스포르트'를 통해 보도되며 사실상 공식화됐다.



매체에 따르면, 야말은 현지시간 기준으로 오는 7월 13일 만 18세가 된다. 그 시점에 맞춰 바르셀로나는 야말에게 10번을 부여하고, 새로운 장기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 계약에는 10억 유로(1조 6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방출 조항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사실상 타 클럽은 야말이 원하지 않는 이상 이적료를 내고 영입 시도조차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클럽이 그를 얼마나 핵심 자산으로 간주하는지를 보여준다.

'스포르트'는 이를 "역사적인 계약 발동"이라고 표현하며 "클럽의 미래를 야말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전략적, 마케팅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등번호 변경과 계약 갱신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라리가의 새로운 규정이 있다. 2024년 4월부터 도입된 조항에 따라 24세 미만의 선수는 연봉 총액 제한과 무관하게 재계약이 가능하다.

단, 선수는 동일 구단 소속으로 최소 3시즌 연속 계약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야말은 이 요건을 충족한다.

야말은 아직 17세에 불과하지만, 이미 바르셀로나 1군에서 3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그는 두 차례의 라리가 우승, 한 차례 코파 델 레이(국왕컵) 우승, 스페인 슈퍼컵, 그리고 유로 2024 우승까지 경험한 이력이 있으며, 대부분의 대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야말은 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아카데미인 라 마시아 출신으로, 메시가 걸어온 길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축구 매체 '골닷컴' 역시 야말을 "리오넬 메시의 뒤를 따르는 천재"라고 칭하며, 야말의 계약 연장과 등번호 변경이 갖는 상징성을 강조했다.

해당 매체는 야말이 현재 세계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이며, "발롱도르 수상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한편, 현재 바르셀로나의 10번은 안수 파티의 몫이다. 그 역시 라 마시아 출신이며, 메시가 팀을 떠난 직후 10번을 물려받은 인물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잦은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현재 22세인 파티는 지난 시즌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알비온에서 임대 생활을 하고 왔음에도 부진이 이어졌고, 이번 시즌 바르셀로나 복귀 후에도 출전 수가 적은 상황이다. 

'스포르트'는 파티가 팀에 남든 떠나든, 10번은 야말에게 넘어갈 것”이라며 구단 내부에서 이미 결정이 끝난 사안이라고 전했다.

이는 바르셀로나가 더 이상 파티의 재기를 기다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바르셀로나에서 10번은 단순한 등번호가 아니다.

이 번호는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 메시가 2008년부터 2021년까지 13년간 착용한 전설적인 상징이다.

메시 이전에는 호나우지뉴, 히바우두 등이 이 번호를 달았던 만큼 클럽 내에서 10번은 팀의 중심을 상징한다.

야말이 이를 물려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등번호 변경이 아니라, 클럽이 그의 손에 미래를 맡긴다는 선언에 가깝다는 평가다.

더욱이 야말은 아직 18세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중책을 부여받는 것이어서, 그 상징성은 더욱 크다.

바르셀로나는 새로운 시대의 아이콘으로서 야말을 전면에 내세우며, 팀 재건과 글로벌 마케팅 전략 양면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사진=연합뉴스/memorabilia1899 X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