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홈구장인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레이트필드에 새로운 명소가 등장했다.
AP통신은 20일(한국시간) 화이트삭스 구단이 교황 레오 14세가 앉았던 자리에 그래픽 작품을 설치했다고 전했다.
140구역, 19열, 2번 좌석 근처 기둥에는 화이트삭스 팬으로 알려진 교황이 2005년 월드시리즈 1차전 당시 중계 화면에 잡힌 장면이 담겨 있다.
시카고 출신 미국인인 교황 레오 14세가 평소 MLB를 즐겨봤고, 컵스가 아닌 화이트삭스 팬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 화이트삭스 팬들은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다.
화이트삭스 팬들은 지난 17일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라이벌 컵스와 방문 경기에 교황 복장을 하고 나타났고, 화이트삭스 구단은 'POPE LEO'(교황 레오)와 등번호 14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바티칸에 보냈다.
브룩스 보이어 화이트삭스 마케팅 최고 책임자는 "팬들이 구장에 오면 모두가 교황이 앉았던 자리를 보고 싶어 할 것이다. 그래서 설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황께서는 언제든지 다시 구장을 찾으셔도 좋다. 월드시리즈 1차전 때 좌석에 다시 앉으셔도 좋고, 시구나 시타를 하셔도 좋다"고 덧붙였다.
교황 레오 14세는 '밥 신부'로 활동하던 2005년 월드시리즈 1차전 당시 화이트삭스 시즌 티켓을 가지고 있던 지인 에디 슈미트, 그의 손자 에디와 함께 구장을 찾았다.
이미 슈미트는 세상을 떠났고, 손자 에디는 25세의 청년으로 성장했다.
20년 전 레오 14세와 함께 야구장을 찾았던 에디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관심의 초점이 화이트삭스에 맞춰져 있지만, 더 중요한 건 교황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점이다. 그분이 선교 활동을 하면서 남긴 발자국을 돌아보면 정말 놀랍다. 가난한 이들을 돕고자 했던 모습이 인상 깊다"고 말했다.
슈미트의 딸 하이디 스코칼은 생전 아버지가 레오 14세에게 "당신은 교황이 되실 겁니다"라고 말했다면서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직전에 그와 통화하면서 '당신이 다음 교황이 될 것을 알아요. 보지는 못하겠지만, 하늘에서 꼭 지켜보겠다'고 약속하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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