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입장·계엄 사과' 질문에 답 없어…재판부 "주무시는 건 아니죠?" 묻기도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이도흔 기자 = 국민의힘 탈당 이후 처음 내란 재판에 출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 기일에 이어 이날도 법정 안팎에서 침묵을 유지했다.
윤 전 대통령은 19일 오전 10시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혐의 사건 4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2층 서관 입구에 도착했다.
윤 전 대통령은 '끌어내라는 지시 있었다는 증언이 이어지는 데 입장이 있느냐',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직행했다.
지난 17일 국민의힘을 탈당한 윤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당을 떠나지만,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적었다.
오후 6시25분께 재판을 마치며 나갈 때도 윤 전 대통령은 '위장 탈당했다는 주장이 있는데 입장이 있는지' 등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취재진이 가까이 다가가려 하자 팔을 양쪽으로 살짝 펼치고, 지지자들을 향해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낮 12시30분께 오전 재판이 끝나고 퇴정할 때는 취재진이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 재차 묻자 변호인단 윤갑근 변호사를 쳐다보며 "변호인이 얘기하시죠"라고 짧게 말하기도 했다. 다만 윤 변호사가 별도 발언을 내놓지는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열린 3차 공판에 이어 이날도 법정에서 조용히 재판 진행을 지켜봤다. 발언 기회를 구하거나 하는 모습은 없었다. 통상 형사재판에서는 검찰과 변호인 간 공방이 진행된다.
재판부는 박정환 육군 특수전사령부 참모장(준장)의 증인신문을 마치고 약 15분간 휴정한 뒤 오후 3시45분부터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의 모두절차를 진행했는데, 재판을 재개한 뒤에도 윤 전 대통령이 계속 눈을 감고 있자 지귀연 부장판사가 "피고인, 주무시는 건 아니죠?"라고 묻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이날도 윤 전 대통령 출석과 귀가를 전후해 법원 밖에 모였다. 아침에는 지하 출입을 허용해달라는 듯 "지하로!"를 외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이 법원에 취재진이 설치한 포토라인을 통과한 건 이날이 두 번째다.
2차 공판까지는 법원 허가에 따라 지하 주차장을 통해 비공개 출입했으나 12일 3차 재판부터는 일반 피고인과 마찬가지로 지상 출입구를 통해 드나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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