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한국이민사박물관은 광주 고려인마을에 정착한 고려인 미술 거장 문빅토르 화백이 고려인의 시선으로 한국 전래동화를 재해석한 삽화 특별전을 연다고 19일 밝혔다.
'옛날 옛적에'를 의미하는 러시아인 '다브님 다브노'란 제목으로 전통·변용·혼종의 고려인 전래동화의 세계를 소개한다.
'호랑이와 곶감', '당나귀 알', '솜 장수 넷', '고양이 다리 넷', '굴개굴개 청개구리' 등 한국인에게 익숙한 전래동화를 중심으로 한 삽화들이 공개된다.
고려인 작가 유가이 콘스탄틴이 2019년 카자흐스탄에서 펴낸 동화책 '마법의 샘'에 문 화백이 그려 넣은 삽화들로, 주인공들은 우리가 익숙하게 아는 것과 다르게 표현됐다.
예를 들어 '호랑이와 곶감'의 호랑이는 익살스럽지 않고 근엄하고 육중한 위용을 드러낸다. '당나귀 알'의 당나귀는 서구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처럼 커다란 이빨을 드러내며 웃는다.
1951년 카자흐스탄 우슈토베에서 태어난 문 화백은 카자흐스탄 국립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한 뒤 고려극장에서 무대미술가로 활동했다.
현재는 고려인마을에서 '문빅토르 미술관'을 운영하며 고려인 강제이주사와 선조들의 독립운동 역사를 그림을 통해 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삽화 외에도 문 화백의 신작이 함께 선보인다.
박물관 관계자는 "단순한 삽화 전시를 넘어 고려인 사회에서 어떻게 우리 문화가 전승되고 재창조되어 왔는지를 보여주기에 문화사적 의미가 크다"며 "어린이뿐 아니라 전 세대가 함께 고려인의 역사와 독특한 전래동화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무료이며 7월 27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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