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2위를 달리고 있는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대형 악재와 마주했다. 팀의 핵심 불펜투수 중 한 명인 좌완 파이어볼러 호세 알바라도가 금지 약물 적발로 당분간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MLB 사무국은 19일(한국시간) 알바라도에 대해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으로 80경기 출전 정지 및 무급 처분을 내렸다. 리그가 정한 금지 물질 중 하나인 외인성 테스토스테론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알바라도는 항소 없이 징계를 수용하기로 했다.

데이브 돔브로스키 필라델피아 야구 부문 사장은 "알바라도는 고의가 아니었다고 했다. 그의 말투 때문에 알바라도의 이야기를 믿었다. 체중 감량을 위해 약을 복용했다고 한다. 늘 체중에 민감했고, 열심히 체중을 관리하던 중에 그런 결과가 나왔다"며 "하지만 결국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몸에 들어가는 모든 것에 대해서 선수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1995년생 알바라도는 2017년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했으며, 2021시즌을 앞두고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을 포함해 빅리그 통산 400경기 362⅓이닝 19승 26패 112홀드 52세이브 평균자책점 3.40을 올렸다.

특히 필라델피아로 옮긴 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달성했다. 2023년과 지난해에는 두 자릿수 세이브까지 만들었다.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 중 한 명으로 손꼽혔다.

올 시즌에도 순항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20경기 20이닝 4승 1패 5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2.70으로 이미 많은 승리에 기여했다. 하지만 남은 시즌은 물론이고 포스트시즌도 뛸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지구 선두 뉴욕 메츠(29승18패·0.617)를 0.5경기 차로 쫓고 있는 필라델피아(28승18패·0.609)로선 큰 고민을 떠안았다.

MLB.com은 "필라델피아는 스프링캠프부터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가장 믿을 만한 좌완 불펜투수를 잃은 건 단순한 악재 그 이상"이라며 "필라델피아 불펜에서 가장 안정적이었던 알바라도는 대체 불가능한 존재다. 하지만 팀은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필라델피아가 외부 영입을 통해서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MLB.com은 "당분간 필라델피아는 현재 있는 자원으로 불펜을 꾸릴 수밖에 없다"며 "트레이드 마감일(현지시간 기준 7월 31일) 전까지 강력한 필승조 조완을 확보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갖게 됐다. 원래 불펜 보강을 고려했으나 이번 사태로 우선수위가 더 높아졌다. (불펜투수는) 절대 값싸게는 영입할 수 없는 포지션"이라고 전했다.

팀의 주전 야수 중 한 명인 브라이스 하퍼는 "그런 방식으로 선수가 빠져나가면 우리가 급하다는 걸 다른 팀들도 알게 된다. 돔브로스키 사장은 늘 합리적인 거래를 해왔지만, 현재 상황은 우리가 약점을 드러낸 상태인 만큼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얘기했다.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민을 이어가겠다는 게 돔브로스키 사장의 이야기다. 돔브로스키 사장은 "아직 트레이드 마감일까지는 시간이 남아있다. (정규시즌보다) 포스트시즌이 더 유동적으로 대처하기 쉬운 시기다. 선발을 불펜으로 돌릴 수 있지 않나. 우린 선발 자원이 많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바라도의 이탈은) 좋은 소식은 아니다. 듣고 싶은 뉴스가 아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틀에서 보면, 우린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왔다. 보통 우승하는 팀은 이런 위기를 반드시 극복한다"며 의지를 나타냈다.

사진=AFP, 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