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유럽 무대에서의 마지막 도전일까, 혹은 한 시즌 더를 위한 재정비일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앞둔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의 거취를 둘러싼 논의가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0년간 토트넘을 위해 헌신해 온 손흥민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한 시즌 더 팀에 남을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는 소식이다.
영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손흥민의 거취는 현재 불투명한 상황이며, 그 핵심 변수는 사우디 아라비아 프로리그 클럽들의 관심과 차기 감독 인선으로 꼽힌다.

영국 매체 'TBR 풋볼'의 18일(한국시간)자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측은 손흥민의 측근들과 꾸준히 접촉을 이어오고 있으며, 여름 이적 시장에서 그를 영입하기 위한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해당 매체의 수석기자 그레이엄 베일리 기자는 "사우디 프로리그는 손흥민의 캠프와 접촉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번 여름 이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베일리는 "손흥민이 다음 시즌에도 토트넘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는 전적으로 차기 감독의 계획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베일리는 "손흥민이 올여름 팀을 떠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동시에 잔류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며 "현재 이적설이 활발하지 않은 이유는 그가 여전히 토트넘에서 미래를 가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지난 1월 토트넘과 1년 단기 연장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로 인해 계약 기간은 2025년 6월까지다. 그러나 구단 측은 그 이후의 장기적인 재계약 제안은 하지 않은 상태다.
베일리 기자는 이에 대해 "다니엘 레비 회장은 손흥민을 인간적으로도, 선수로서도 매우 좋아한다. 계약이 갱신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이 곧 이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이는 단지 축구계의 비즈니스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해당 보도는 최근 몇 달간 지속되어온 손흥민의 이적설과 일맥상통한다.
지난 2월, 현지 스포츠 전문 매체 '원풋볼'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이티하드와 알힐랄 두 클럽이 손흥민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최대 4140만 파운드(약 768억원)에 달하는 이적료를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손흥민을 원하는 사우디 구단들은 2년 전부터 나타났다. 당시엔 손흥민에게 4년 연봉만 2400억원을 제의하기도 했다. 이 제안이 아직 살아있다는 게 현지 관측이다.
또 다른 매체 '컷오프사이드' 역시 사우디 측이 손흥민의 영입을 위해 거액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토트넘 스카우트 브라이언 킹도 토트넘 전문 소식지 '토트넘 홋스퍼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손흥민은 커리어 말미에 접어든 선수다. 더 이상 많은 이적 기회가 남아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제안은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해당 인터뷰에서 "사우디 리그의 제안은 손흥민 본인뿐 아니라 그의 에이전시에게도 마지막 대형 계약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며 해당 이적설의 실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일단 손흥민의 거취는 다가오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이 치루어진 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은 오는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에서 열리는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상대는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토트넘은 지난 17년 동안 메이저 대회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이번 결승전은 손흥민 개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이후 무관에 머물렀던 손흥민에게, 10년 만에 첫 트로피를 품에 안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준우승(2016/2017),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2018/2019), 카라바오컵 준우승(2020/2021) 등 아쉬움만 반복해왔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다소 기복 있는 활약을 보였다. 일부 경기에서는 여전히 날카로운 돌파력과 득점력을 과시했으나,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경기력의 일관성은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다. 시즌 막바지에 발 부위에 부상을 겪으면서 약 한 달간 결장하기도 했다.
따라서 그의 결승전 출전 여부에 대한 예측이 엇갈리고 있지만 손흥민의 영향력은 단순한 전력 차원을 넘어선다. 팀 내 리더십, 글로벌 마케팅 가치, 아시아 시장에서의 영향력 등 다방면에서 토트넘에 핵심적인 존재로 평가된다.
특히 해리 케인의 이적 이후 주장직을 맡으며 팀 내 구심점 역할을 해온 만큼, 경기 자체에서 배제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손흥민의 거취는 유로파리그 결승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유럽 무대 첫 우승이라는 커리어 하이라이트를 끝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설지, 아니면 한 시즌 더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프리미어리그에서 뛸지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이는 그가 토트넘에서 쌓아온 10년 충성의 결실이 될 수 있다.
'TBR 풋볼'은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에서 트로피 갈증을 해소한 모습을 지켜본 손흥민은, 이번 결승전에서 비슷한 순간을 꿈꾸고 있다"며 현재 손흥민이 결승전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매체는 만약 손흥민이 우승을 차지할 경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며 팀을 떠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사우디의 거액 제안이 유혹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손흥민의 의사와 클럽의 결정, 그리고 새 감독의 구상 등 복합적인 요소가 맞물려야 하는 만큼, 그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사진=연합뉴스/포스트 유나이티드 X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