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캐나다 정상 대응방안 논의…러시아의 국제사회 제재 회피 수단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제재 회피 수단으로 사용하는 '그림자 선단'에 대한 제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그림자 선단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그림자 선단은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사회의 에너지 수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운영하는 선박들이다.
노후한 유조선 500척으로 구성된 그림자 선단은 러시아가 아닌 선박이 등록된 국가의 깃발을 달고 인도 등에 러시아산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그림자 선단으로 러시아 원유를 외국에 파는 것은 주요 7개국(G7) 제재를 위반하는 행위다.
G7은 러시아산 원유에 배럴당 60달러의 가격 상한선을 설정하고 이보다 높은 가격에 원유를 팔지 못하게 했지만, 다른 나라 선박으로 위장해 더 높은 가격에 원유를 판매하기 때문이다
그림자 선단이 세계 각지에 운반하는 원유량은 러시아가 외국에 파는 원유의 85%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그림자 선박을 통해 국가 예산의 3분의 1을 충당한다는 분석도 있다.
리투아니아에 따르면 매일 약 3척의 그림자 선단 소속 유조선이 덴마크와 영국 등 북유럽 해역을 통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유럽연합(EU) 회원국은 그림자 선단 소속 선박에 대한 제재 기준을 통일해 원유 판매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그림자 선단 소속 유조선이 EU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진입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만 이는 국제 해양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림자 선단에 대한 EU 회원국들의 해상검문에 대해 러시아가 최근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도 변수다.
최근 에스토니아 해군이 그림자 선단 소속 유조선을 자국 영해에서 공해까지 감시하자 러시아가 수호이(Su)-35 전투기를 에스토니아 영공에 무단 진입시켰다.
EU는 금명간 외교장관 회의를 열어 그림자 선단 문제 등 러시아 제재 연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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