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한국 국가대표 풀백 이명재와 버밍엄 시티 사이에 긍정적인 기류가 감지됐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이명재가 버밍엄과 동행을 이어갈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다. 이명재는 버밍엄에 합류한 이후 한동안 출전하지 못해 마음 고생을 겪었지만, 다행히 시즌 막바지 출전 기회를 받아 경기력으로 버밍엄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이명재는 버밍엄에 잔류하더라도 이번 시즌과 마찬가지로 다음 시즌에도 팀의 주전 레프트백인 알렉스 코크레인의 백업을 맡거나, 코크레인과 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쳐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명재는 늦은 나이에 유럽 무대에 도전한 만큼 간절한 마음을 갖고 유럽 커리어를 이어가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영국 버밍엄 지역지 '버밍엄 메일'에서 활동하는 버밍엄 전담 기자 브라이언 딕과 알렉스 딕켄은 15일(한국시간) 매체를 통해 버밍엄이 다음 시즌을 위해 어떤 부분을 점검하고, 또 준비해야 하는지 짚었다.

버밍엄은 이번 시즌 잉글랜드 리그 원(3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다음 시즌 챔피언십(2부리그) 승격을 확정 지었다. 다음 시즌에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노리고 있는 버밍엄이 챔피언십에서 성적을 내려면 지금보다 더 탄탄한 스쿼드를 구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주축 선수들을 도와줄 수 있는 자원들을 영입할 필요가 있다.
딕과 딕켄은 버밍엄이 다음 시즌 챔피언십 팀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발휘하려면 측면 공격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그 원에서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챔피언십 상위권 팀들을 만나면 점유율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에 속도감 있는 공격을 위해 측면 자원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지목한 것이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레인저스에서 임대로 영입한 벤 데이비스를 완전 영입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시즌 버밍엄의 승격 주역으로 활약한 데이비스가 다음 시즌에도 필요하다는 게 두 사람 모두의 의견이었다.
또한 딕과 딕켄은 데이비스를 시작으로 버밍엄의 수비진 보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명재를 언급했다. 두 사람 모두 버밍엄이 이명재와 동행을 이어가는 게 좋은 선택이 될 거라고 예상했다.
딕은 "풀백 포지션은 충분히 많지만, 나는 이명재와의 계약을 연장하는 것도 좋게 보고 있다"고 했고, 딕켄도 "버밍엄은 리 뷰캐넌이 회복하길 기다리는 동안 단기적으로 레프트백이 더 필요하며, 이명재가 그 역할을 기꺼이 맡는다면 그와 계약을 연장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딕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명재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지난겨울 32세의 나이에 한국을 떠나 유럽 무대에 도전한 이명재는 단기 계약으로 버밍엄에 입단했다. 시즌이 끝난 뒤 버밍엄과 계약을 연장하지 못하거나, 다른 팀의 제안을 받지 못한다면 반 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올 수도 있었기 때문에 이명재의 선택을 두고 우려 섞인 시선이 적지 않았다.
이명재는 입단 초기 코크레인을 넘지 못해 한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으나, 버밍엄이 승격에 성공한 뒤 크리스 데이비스 감독에게 기회를 받아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다. 데이비스 감독은 물론 현지 언론들도 이명재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이것이 재계약 기회로 이어진 셈이다. 현재 분위기라면 적지 않은 나이에 유럽 도전을 택한 이명재는 유럽에서 '아름다운 도전'을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버밍엄 시티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