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 최정(SSG 랜더스)이 KBO리그 사상 최초로 개인 통산 500홈런 금자탑을 이룩했다.
최정은 13일 인천 미추홀구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되는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SSG 랜더스 맞대결에서 홈팀인 SSG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뒤 SSG가 0-2로 뒤지던 6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3번째 타석에 등장, 상대 외인 투수 벤저민 라일리 톰프슨의 6구 135km/h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 짜리 투런포를 때렸다.
이로써 최정은 KBO리그 최초 개인 통산 500호 홈런을 일궈냈다.
이날 라일리는 최정을 상대하기 전까지 삼진을 10개나 뽑아내는 등 엄청난 호투를 선보였으나 최정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포를 쏘아올리며 프로 데뷔 20년 만에 홈런 500개를 채웠다.
지난 2005년 수원 유신고를 졸업하고 SSG 전신 SK 와이번스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던 최정은 입단 첫 해인 지난 2005년 5월 21일 홈구장인 문학(현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현대전에서 이보근을 상대로 프로 데뷔 홈런을 터트렸다.

불과 8일 뒤면 자신이 첫 대포를 쏘아올린지 20주년이 되는 상황에서 이를 자축이라도 하듯 500번째 아치를 그린 셈이다.
최정은 프로 생활 초반부터 홈런포를 쏟아낸 던 것은 아니었다. 첫 홈런 거의 1년 뒤인 2006년 5월17일 같은 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김백만을 상대로 2호 홈런을 뽑아낼 정도였다.
그러나 최정은 이 때부터 대포 생산에 가속도를 붙여 2009년 6월7일 옛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한화전 때 안영명의 공을 쳐 넘기고 개인 통산 50호 홈런을 폭발했다.
그리고 2년 3개월 뒤인 2011년 9월30일 문학 삼성전에서 권혁을 상대로 개인 통산 100호 홈런을 쳤다.

200호 홈런은 2016년 6월1일 대전구장에서 한화 투수 윤규진에게, 300호 홈런은 2018년 7월8일 문학에서 한화 투수 김민우의 볼을 통타해 완성했다. 400호 홈런은 2021년 10월19일 광주 KIA 원정 경기에서 일본인 투수 다카하시 보의 공을 쳐 넘기면서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 KBO리그 개인 통산 홈런 신기록을 수립했다.
최정은 지난해 4월24일 부산 사직 원정 경기에서 롯데 투수 이인복을 상대로 개인 통산 468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갖고 있던 종전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일궈냈다.
지난해까지 495홈런을 찍은 최정은 올시즌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로 개막전을 거르는 등 부침이 있었으나 복귀전이었던 지난 2일 잠실 LG전 첫 타석에서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감각을 순식간에 끌어올린 뒤 지난 10일까지 3개를 더 쳐 499홈런 고지까지 도달했다.
연도별로는 2005년 1개, 2006년 12개, 2007년 16개, 2008년 12개, 2009년 19개, 2010년 20개, 2011년 20개, 2012년 26개, 2013년 28개, 2014년 14개, 2015년 17개, 2016년 40개, 2017년 46개, 2018년 35개, 2019년 29개, 2020년 33개, 2021년 35개, 2022년 26개, 2023년 29개, 2024년 37개, 올해 5개를 기록했다.
투수별로는 최정의 50호 홈런 때 상대 투수였던 안영명(전 한화)에게 8개로 가장 많은 홈런을 뽑아냈다. 장원준 7개로 그 다음이다. 박세웅, 배영수, 양현종, 윤성환 등에게 6개를 쳤다.
'소년장사'라는 그의 별명이 설명하듯 최정은 180cm, 90kg 체구를 갖고 있어 거포와는 거리가 멀다. 작은 체구로 부단히 노력한 끝에 지금의 최정이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최정은 홈런 외에 '몸에 맞는 볼'인 사구도 통산 349개를 기록하며 KBO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최정의 화려한 홈런 기록 영광 뒤엔 상대 투수의 볼에 무수히 맞고 또 맞으면서 생긴 상처가 있었던 셈이다.
최정은 지난해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운 뒤 다음 목표로 500홈런을 내세운 적이 있었다. "얼마 안 남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500홈런은 꼭 달성하고 싶다"고 했다.
2005년 봄에 첫 홈런을 뽑아내고, 2024년 봄에 500 홈런을 외쳤던 최정의 꿈이 2025년 봄에 실현됐다.
최정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홈런"을 외치던 홈 관중들도 마침내 그가 해내자 열광했다.
최정의 홈런이 터진 뒤 SSG 랜더스 구단은 "최정 선수의 오랜 팬인 조상현(31·인천 미추홀구)씨가 최정 선의 500호 홈런볼을 기증해 주시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진=문학, 고아라 기자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