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로 된 '국가유산 방문자 여권' 5천500부 제작…체험 공간 눈길
한국관 앞 27m 화면에선 홍보 영상…14일 판소리·승무 등 공연
한국관 앞 27m 화면에선 홍보 영상…14일 판소리·승무 등 공연

(오사카=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한국의 국가유산 방문 캠페인입니다. 일본어로 된 방문자 여권 받아 가세요."
13일 오후 '2025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가 한창인 메세(Messe) 전시관 와쎄 홀. '코리안 헤리티지'(Korean Heritage)라고 적힌 홍보 부스에서 누군가 외치자 긴 줄이 생겼다.
모자를 맞춰 쓴 초등학생부터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중년 여성까지 연령도 다양했다.
이들이 손에 든 건 보라색으로 된 여권. 실제 여권과 비슷한 '국가유산 방문자 여권'을 손에 든 사람들은 신기하다는 듯 표지를 펼쳐봤다.

최은정 국가유산진흥원 지역협력팀장은 "오전 10시에 체험 부스를 열기 시작한 뒤 약 3시간 만에 (여권) 총 5천500부 중 650부가 벌써 나갔다"고 말했다.
엑스포 방문객들에게 한국의 국가유산을 소개하기 위한 홍보·체험 공간이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은 13∼17일 운영되는 '한국 주간'에 맞춰 오사카 엑스포장에서 '코리아 온 스테이지'(Korea on Stage) 행사를 선보였다.
국가유산 방문 캠페인은 한국 문화의 원형인 국가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그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2020년부터 진행하는 사업이다.

경복궁, 종묘 등 주요 국가유산을 엮은 코스를 탐방하고 인증 도장(스탬프)을 찍는 방문자 여권 투어에는 2023∼2024년에 누적 18만명이 참여했다.
김순호 문화유산사업실장은 "엑스포에 맞춰 국가유산을 잘 알리기 위해 2023년부터 준비했다"며 "일본은 가까운 만큼 방문하기 좋다는 특성을 살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국가유산 체험 공간은 관람객들의 흥미를 끌려 한 점이 눈에 띄었다.
일본 효고현 가와니시 지역에서 왔다는 초등학생들은 공을 던지며 즐거워했고, 한국의 문화유산이 담긴 엽서를 챙기기 바빴다. 방문자 여권에 도장을 찍어보는 아이들도 있었다.
최근 수원화성을 방문했다는 야마시타 씨는 "방문자 여권을 꾸밀 수 있는 꾸러미가 있어 재미있다"며 "(여권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국가유산을 찾아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

엑스포 기간에는 다양한 볼거리로 국가유산을 소개한다.
한국관 앞에는 가로 27m, 세로 10m 크기의 초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이 설치돼 십장생, 일월오봉도, 한산모시, 인왕제색도 등 대표적 유산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 실장은 "엑스포가 열리는 4월부터 10월까지 영상을 선보인다"며 "오늘부터는 음악을 넣어 생동감 있는 미디어아트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4∼17일에는 우리 무형유산의 멋을 즐길 수 있는 행사도 열린다.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신영희 보유자, 승무의 채상묵 보유자, 거문고 산조의 이재화 보유자가 참여해 한국인의 희로애락을 소리와 몸짓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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