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주전 중견수 최원준이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가운데, 팀의 고민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KIA는 지난해 투·타 조화를 앞세워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주전, 백업 선수들이 함께 힘을 합쳐 값진 성과를 거뒀다. 2022년부터 KIA와 함께했던 '테스형'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역할도 컸다.
소크라테스는 지난해까지 3시즌 통산 409경기에 출전해 1613타수 487안타 타율 0.302 63홈런 27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3을 마크했다. 2023년과 지난해에는 2년 연속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수비에서도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 기간 중견수로 2203⅔이닝을 책임졌다. 좌익수와 우익수로 각각 915이닝, 306이닝 동안 뛴 것까지 포함하면 도합 3424⅔이닝을 소화했다. 외야 중앙 수비는 물론이고 코너 수비까지 해내면서 KIA 외야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성적만 놓고 보면 소크라테스는 2025시즌에도 KIA에서 뛸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KIA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새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기로 했다. 통합 2연패에 도전하기 위해 타선을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KIA의 선택은 빅리그에서 3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한 패트릭 위즈덤이었다.
당시 이범호 KIA 감독은 "소크라테스와 재계약하는 게 가장 안정적인 선택이긴 했지만, 다른 팀들이 왼손투수들을 많이 영입했고, 공이 빠른 선수들도 많이 영입했다"며 "여러 가지를 따졌을 때 소크라테스가 2025시즌에 어느 정도의 성적을 올릴지, 아니면 새 외국인 타자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등을 따지면서 (외국인 선수 구성을) 준비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3년간 KIA의 외야진 구상에 포함됐던 소크라테스가 팀을 떠나면서 국내 야수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이 감독은 "기존에 있는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뛰어야 할 것 같다. 또 이우성 선수를 외야수로 기용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된다"고 전했다.

스프링캠프에 이어 시범경기까지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낸 박정우가 눈도장을 찍었고, 시범경기에서는 신인 외야수 박재현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소크라테스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은 KIA다.
하지만 정규시즌 개막 이후 이렇다 할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가장 뼈아픈 건 주전 중견수 최원준의 부진이다. 최원준은 올 시즌 32경기에 출전해 105타수 22안타 타율 0.210 2홈런 9타점 OPS 0.558에 그쳤다. 부진이 길어지자, 이범호 감독은 지난 5일 최원준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여기에 최원준과 더불어 김호령도 5일 경기를 앞두고 2군행 통보를 받았다.
13일 오전 기준 1군 엔트리에 남은 외야수는 박정우, 이우성, 최형우 세 명이다. 그나마 박정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중견수로 경험을 쌓고 있지만,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 적은 없다. 최형우는 좌익수로 활약해 왔고, 이우성은 좌익수와 우익수로 많은 경기에 나섰다. 냉정하게 경험과 안정감을 모두 갖춘 중견수가 단 1명도 없다.
최원준과 김호령은 아무리 빨라야 15일에 올라올 수 있다. 또한 이들이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바로 정상궤도에 진입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 소크라테스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KIA지만, 계속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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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