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가 7년 만에 성사된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맞대결에서 또 한 번 웃었다.
이정후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 경기에 4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전, 2경기 연속 안타 생산에 성공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맷 채프먼(3루수)-엘리엇 라모스(좌익수)-이정후(중견수)-윌머 플로레스(1루수)-윌리 아다메스(유격수)-패트릭 베일리(포수)-루이스 마토스(지명타자)-크리스티안 코스(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1981년생 백전노장 저스틴 벌렌더가 선발투수로 출격했다.
애리조나는 코빈 캐롤(우익수)-케텔 마르테(2루수)-파빈 스미스(지명타자)-조시 네일러(1루수)-에우제니오 수아레즈(3루수)-가브리엘 모레노(포수)-루어데스 구리엘(좌익수)-알렉 토마스(중견수)-제랄도 페도모(유격수)로 이어지는 타선으로 샌프란시스코와 맞붙었다. 선발투수는 메릴 켈리가 마운드에 올랐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날 이정후에게 4번타자의 중책을 맡겼다. 이정후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이날 처음으로 4번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무대를 처음 밟은 2024 시즌 샌프란시스코의 고정 리드오프로 뛰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에게 1번타자 역할을 맡겼다. 이정후는 다만 지난해 5월 12일 신시내티와 레즈와의 경기에서 수비 중 펜스 충돌 후 어깨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되기 전까지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OPS 0.641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정후는 2025 시즌 3번으로 타순을 옮겼다. 지난 12일 미네소타 트윈스전까지 40경기에서 타율 0.286(154타수 44안타) 4홈런 24타점 OPS 0.794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이정후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가 0-0으로 맞선 1회말 2사 1루에서 기습 번트를 시도했지만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혔다. 원 볼에서 켈리의 2구째 93마일(약 150km/h)짜리 직구를 배트에 정확하게 컨택하지 못했다.
이정후는 대신 두 번째 타석에서 아쉬움을 풀었다. 샌프란시스코가 0-1로 끌려가던 4회말 1사 1루에서 켈리 공략에 성공, 안타로 출루했다.
이정후는 노 볼 원 스트라이크에서 켈리의 2구째 88마일(약 142km/h)짜리 체인지업을 받아쳤다.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 낮은 코스로 들어온 공에 타이밍을 다소 뺏겼지만 한손을 놓는 기술적인 타격으로 깨끗한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이정후는 지난 12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 이어 이틀 연속 안타와 함께 최근 주춤했던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다만 후속타자 플로레스가 병살타를 치면서 진루나 득점 없이 4회말 공격을 마쳤다.

이정후는 이날 안타로 켈리 상대 강세도 이어갔다. 켈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뛰어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친숙한 투수다. 2017년 넥센 히어로즈에서 데뷔한 이정후는 2018년까지 켈리 상대 통산 타율 0.467(15타수 7안타) 5타점 OPS 1.126으로 극강의 면모를 보여줬다.
켈리는 KBO리그 시절 통산 119경기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2017 시즌에는 탈삼진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2018 시즌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기도 했다.
켈리는 2018 시즌을 마친 뒤 애리조나와 계약을 맺고 미국에 복귀했다. SK에서 뛰기 전까지 메이저리그 등판이 한 번도 없었지만 '역수출' 신화를 썼다. 2019시즌 13승을 시작으로 2021 시즌 7승, 2022 시즌 13승, 2023 시즌 12승 등을 거두면서 준수한 빅리그 선발투수로 자리 잡았다.
켈리는 2025 시즌에도 8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4.09으로 나쁘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AP/AFP/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