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사회인'이 된 가수 정승환이 봄처럼 조용히 다시 세상을 울릴 준비를 한다.
정승환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안테나 사옥에서 진행된 디지털 싱글 '봄에'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군대에 있을 때 내무반에서 TV를 보면 아는 형이 나와서 노래하고 이러니까 되게 부럽더라. 방송에서 노래하는 걸 되게 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정승환이 사회로 돌아왔다. 정승환의 새 싱글 '봄에'는 지난 1월 제대 후 처음으로 발표하는 신곡이다. 입대 전까지 콘서트는 물론 숱한 대학 축제, 페스티벌 등에 초청되며 '공연 장인'으로 이름을 날렸던 정승환인 만큼 사회에서의 무대들이 그리웠을 터다.
정승환은 1년 반의 군 생활을 '폐관 수련'에 빗대며 "제가 무협물을 되게 좋아하는데 무협으로 치면 화경 초입으로 가는 시간이라고 해야 하나. 군인은 아침부터 하루 일과가 정해져 있으니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군악대라서 연습하는 공간도 갖춰져 있었고 같이 지내는 친구들이 성악을 해서 동시에 얘기하면 제 목소리가 들리지도 않았다. 성악 하는 친구들과 같이 지내면서 발성적인 부분을 물어보면서 계속 배웠다. 제가 가르쳐 줄 수 있는 건 가르쳐주면서 그런 시간을 많이 보냈다"고 떠올렸다.

정승환은 "음향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열심히 해 왔고 원초적인 것들에 집중을 많이 하게 됐다. 이런 시간들이 피가 되고 살이 됐다. 함께 지냈던 성악 하는 친구들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애틋한 심경을 전했다.
여담으로, 정승환의 군 복무 시절 '군통령'에 대해서도 안 들어볼 수 없었다.
그는 "부대마다 다른 것 같은데 사실 1위는 잘 모르겠다. 워낙 다양하게 좋아했다"면서도 "에스파, 프로미스나인, 엔믹스 분들이 인기가 정말 많았다. 7살 어린 제 맞선임은 뉴진스의 엄청난 팬이라서 매일 아침 뉴진스의 음악으로 하루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군대에서 '남자팬'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는 정승환은 "입대 전에도 콘서트에 남자분들이 종종 오셔서 '남자 팬이 있긴 있구나' 이런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군대에 가니까 제가 꽤 인기가 좋더라. 노래방에서도 제 노래를 많이 부른다고 하더라"라며 "타 부대 공연에 갔는데 앞 순서에 걸그룹분들이 나와서 속상했을 때 걸그룹 못지않게 반겨주시고 환호해 주시는 걸 보면서 군인한테 사랑받는 가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데뷔 초부터 섬세한 감정 표현과 특유의 굵은 고음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정승환인 만큼 그의 히트곡들은 '노래방 18번'에 다수 등극 돼 있다.
정승환은 "제 노래들이 노래방에서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켜서 남자분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저조차도 어려운 노래들이 많아서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게 아닐까. (군대에서) 제 노래를 노래방에서 즐겨 부른다는 친구가 있어서 물어보니까 '한 번 해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더라. 고맙다고 한번 안아줬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이번 신곡 '하루만 더' 역시 데뷔 초창기 정승환의 정서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스탠다드 발라드곡이라 많은 이들의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며 새로운 '노래방 18번'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그는 "역대급으로 노래방에서 많이 불려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미리 들어본 사람들은 빨리 노래방에서 부르고 싶다고 얘기를 하더라"라고 했다.

'군인'이 아닌 오랜만에 본업인 가수로 음악 작업을 하는 과정에 있어서 정승환은 "녹음실에 가서 녹음을 하고 가사 쓰고, 이런 전문적인 과정을 다시 거치니까 '맞다. 나 가수였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무의식적으로 계속 군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렇게 본업으로 돌아간 정승환은 "군악대에서 공연을 할 때 제 노래를 많이 따라 불러주셨지만 모르는 노래는 부르지 않는 경우도 있었는데 가수로서 공연장에서 팬들을 만나는 자리에 가니까 정말 모든 곡들을 다 알고 같이 불러주시더라. 걱정 없이 모든 노래를 다 같이 부를 수 있는 느낌이 들었을 때 되게 행복했다"며 "전역하고 KBS 2TV '더 시즌즈'에도 나갔는데 댓글을 살펴보니 '정승환이 돌아왔다'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댓글을 남겨주시는 걸 보면서 안 잊히고 사랑받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편안한 차림으로 혼자 감동 받았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군 입대 전후로 음악을 대하는 '가수' 정승환의 태도는 어떠할까.
정승환은 "예전에는 작은 거 하나에 시간과 마음을 뺏겨 중요한 것들을 놓쳤던 순간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보컬 녹음을 할 때 사소한 디테일에 신경 쓰느라 전체적인 맥락을 놓친다거나, 모든 걸 신경 쓰고 다 품으려는 욕심이 있었다"며 "지금은 연차도 쌓이고 나이도 들면서 제 역할에 충실하면서 제가 할 수 없는 영역을 도와주시는 분들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고 믿고 맡기려고 한다. 스스로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좀 어른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자평했다.
([엑's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안테나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